작성일 : 17-12-22 09:22
[기획시리즈] 도로의 네트워크 가치 (제122호)
조회 : 673  
Cap 2017-12-21 15-55-15-808.png



네트워크 가치의 개념

인터넷 위키피디아 등을 통해 네트워크 가치 또는 효과에 대해 검색해 보면, 정보통신분야에서 자주 이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연결이 또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확산되어 가면 그 연결망이 확대되어 그 가치가 증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SNS를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 또는 1촌이 다른 친구나 1촌을 연결하여 네트워킹으로 연결된 사람이 금세 수백 명으로 증폭되어 가는 현상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따라서 도로 네트워크 가치는 어떤 노선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노선의 이용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네트워크의 외부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보통신분야의 네트워크는 점 단위가 모두 연결될 수 있는 특징이 있지만, 도로 네트워크는 도로와 도로가 연결되면서 격자형 및 방사성 구조로 발전하여 목적지에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도로망(네트워크)이 확대되면서 선택지가 증가하며, 접근성이 좋아지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대체 노선이 늘어나면서 통행거리가 감소하고, 혼잡이 줄면서 노선의 효율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도로가 연계되어 망을 이루어가면서 통행시간 절감 및 운행비 저감에 따른 혜택을 주어 국가경제의 경쟁력도 강화시켜주는데 이로써 네트워크 가치가 향상된다고 볼 수 있다.


네트워크의 확산 효과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연장은 2016년말 4,437km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점차 격자형 및 방사형 구조를 갖추어 가고 있다. 이런 도로망 구조는 접근 면적을 확대시키므로 국토 구석구석까지 접근성을 향상시켜 준다. 국토간선도로망을 계획할 때 전국 어디서나 고속도로까지 접근하는 시간을 30분 내로 하겠다는 목표를 두었는데, 이제 그것이 거의 실현될 수준까지 온 것 같다. 격자방사형 노선은 최단경로를 찾는데 도움을 주므로 결과적으로 평균주행거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같은 교통량이 흐르더라도 도로의 경제성이 향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다.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교통통계에 의하면,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의 총 주행거리는 증가하고 있지만, 차량 당 연평균 주행거리는 약간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의 경우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하루 평균 4,209천대로 전년도에 비해 127천대 증가하였지만 평균주행거리는 58.2km로 0.3km가 감소하였다. 2016년에 고속도로 연장이 157km, IC가 17개소 증가하였다. 연장 증가는 격자형 네트워크를 만들고, 나들목의 증가는 목적지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평균주행거리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오래된 모델이지만, 일본에서 개발된 도로의 연락도(K)를 산출해 보면 우리나라 고속도로 망구조의 변화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이 모델이 개발된 것은 1986년으로 지금부터 약 30년 전이다. 당시 일본건설성(현 국토교통성) 도로경제연구실에서 자국의 도로수준이 선진국들보다 열악함을 드러내어 고속간선도로사업에 매진하려고 한 배경이 엿보인다. 이 연락도 K는 고속도로 연장을 국토면적과 도로가 연결되는 인구10만 이상의 도시 수(거점 수)로 판정하는 거시적인 모형이다. K가 1이면 나무형의 이미지를, 2이면 격자형 구조를 나타낸다(西田寿起, 1986; 森昌文, 1987). 당시 국가별 연락도를 비교하면 표와 같다. 우리나라의 도로망 구조는 1985년 0.77에서 2016년 1.63으로 격자형 구조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K=고속도로연장/(평균 거점간격×거점 수) 이다. 여기서 평균 거점간격은 √(면적×거점수)를 이용하면, 이 식은 고속도로연장/√(거점수×면적)이 된다. 우리나라의 2016년 연락도 K는 인구 10만 이상 도시 75개와 제주를 제외한 국토면적 98,490km2을 반영한 결과이다.


Cap 2017-12-21 15-57-32-783.png



네트워크의 경제적 가치

고속도로가 놓인 후 그 노선이 국가경제 및 국민의 생활에 기여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면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가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일본에서 일반균형 모델을 적용한 연구에 의하면, 고속도로가 네트워크화 되어가면서 전국적으로 투자대비 경제적 효과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야마우치 등(山內弘隆 등, 1999)은 1963년부터 개설된 일본 고속도로에 대해 전국 모형을 구축하여 30년간에 걸쳐 비용-편익분석을 실시하였는데, 국민경제에 상당히 기여하였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특징적인 점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고속도로는 개통 후 10년간 경제적 편익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수도고속도로가 다른 고속도로와 연결되지 않아 시간단축 효과가 작았고, 고속도로 이용으로 일반화비용이 감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988년 이후 경제적 편익이 급증하였는데 그 이유는 수도고속도로를 경유하는 고속도로들이 연계되어 네트워크화 되었고, 소요시간이 대폭 단축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연구는 고속국도가 다른 고속국도와 연계됨으로써 네트워크 효과를 나타내어 편익이 높아질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조남건, 김준기 2008 재인용).

또한, 靑木優 외(2015)는 1963년부터 2013년 4월까지 이용 중인 고속도로 9,142km의 경제효과를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는 2.3으로 투자액 대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지역별 편익을 산출하였는데 고속도로가 정비되면서 타 지역과 연결되는 것이 적은 지역에서는 편익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는 고속도로 네트워크의 효과가 고속도로의 연결정도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우리나라도 고속도로망이 점차 격자형구조를 갖춰가면서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 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노선 신설 또는 확장사업시, 그 노선을 독립적으로 놓고 영향권 내에서 분석하는 것보다는 전국 네트워크에서 분석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연구할 가치가 있다.


재난과 잉여도로

최근 포항일대에 지진이 발생하여 수능시험이 연기되는 사태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경주일대에 지진이 발생하였다.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지진발생으로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이 붕괴되는 불상사는 없었다. 그렇지만 해외의 지진피해를 보면, 교량 파손이나 도로의 함몰 또는 산사태 등에 따른 통행두절도 있어서 우리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진 등의 재난으로 도로의 이용이 제한되면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경제활동이 마비되는 일도 나타나게 된다. 도로가 막히게 되면 우회로를 찾게 되는데, 이런 극한 상황 하에서 “잉여도로(redundancy road)”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자 그대로 남아 도는 도로이지만 그렇다고 쓸모없는 도로는 아니다. 가끔 교통이 혼잡한 구간을 지날 때 우회도로 안내판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우회로가 경우에 따라서는 ‘잉여도로’로 활용될 수도 있다. 잉여도로는 평시에 주요 지점을 직결하지 않고 우회하므로 차량통행이 뜸할 수 있어 심한 경우에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잉여도로가 우회 대피로의 기능을 수행하여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2004년 10월 일본 서쪽(우리나라 동해쪽)의 니가타 현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니가타와 도쿄를 연결하는 주요 고속도로가 통행이 두절된 적이 있다. 본래 니가타와 도쿄 간에는 세 개의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는데, 주로 이용하던 최단 거리의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자연히 다른 두 고속도로로 우회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인접한 고속도로의 통행량이 평소보다 40~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조남건, 김준기 2008). 재난에 의한 불상사를 잉여도로가 구제하여, 주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피해가 최소화된 것이었다. 재난의 경우에서 볼 때, 잉여도로는 예산낭비가 아니다.

Jenelius(2010)도 잉여도로가 재난으로 인한 손실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잉여도로는 대체 노선으로서 재해시 도로망의 기능을 조기에 회복(resilience)시키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재난은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상황을 만들어 낼지 아무도 모르므로, 재난에 대비한 피난로를 확보하는 일은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재난에 대비하여 긴급수송로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 중에 있다. 그리고 재난을 회피하거나,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할 때 “도로방재기능의 평가수법”을 활용하고 있다(일본 국토교통성 도로국 홈페이지). 우리나라도 재난에 대비한 대피로나 장거리 우회를 단축하는 피난도로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이런 도로사업은 새로운 평가방법을 연구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

조남건_ngcho@cri.re.kr




참고문헌

1. 조남건, 김준기, 2008, 비상재해에 대응하는 도로망 연계성 제고방안, 국토연구원
2. 山内弘隆 외, 1999. “일반균형모델에 의한 고속도로 비용편익분석”, 『高速道路と自動車』, 42券 5号. 22-30.
3. 森昌文, 1987, “도로망의 평가방법”, 『高速道路と自動車』, 30券 5号. 26-34.
4. 西田寿起, 1986, “고규격 간선도로망 계획에 대하여”, 『高速道路と自動車』, 29券 12号. 29-36.
5. 靑木優 외, 2015, “고속도로 네트워크 9,142km의 경제효과”, 『高速道路と自動車』, 58券 3号. 16-25.
6. Jenelius, Erik, 2010, Redundancy Importance : Links as rerouting alternatives during road network disruptions, ScienceDirect, Procedia Engineering 3, 129-137. (www.sciencedirect.com)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 이용약관 | 서비스 해지 |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