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10-20 09:53
[기획시리즈] 도로의 기술적 가치 (제120호)
조회 : 231  
Cap 2017-10-19 13-44-01-232.png



차량과 도로

자동차가 대중화된 오늘날 도로의 존재는 공기와 같은 것이어서 그 존재 가치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도로는 자동차가 안전하고 빠르게 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기반시설로서 자동차 기술과 함께 발전하여 왔다. 실제로 도로는 차량의 안전한 주행을 고려하여 설계되고 만들어진다. 차량의 운동역학적 특성이 반영되어 도로의 구조가 적용된다. 그래서 비가 많이 와도 도로표면의 물기가 빨리 빠지고, 커브 길에서 회전을 해도 차량이 넘어지지 않는다. 도로는 그 위에 움직이는 차량의 운동역학적 특성을 적용하여 만들어지고, 운전하는 사람의 신체 및 심리적 요인이 반영되어 기술적 가치가 인정받는 것이다.


도로 병과 옐로우 북

도로가 단순히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의 이동만을 가능하게 하였다면 도로의 기술적 가치는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만든 도로에 잠재되어 있는 ‘안전’ 문제를 고려하여 기술이 발전하였기 때문에 도로의 기술적 가치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자동차가 편리한 이동수단이지만 교통사고라는 사회적 비용이 항상 따라다닌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91년 13,429명을 정점으로 이후 2000년 10,236명, 2014년 4,647명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자동차가 일찍 대중화되었던 미국도 1960년대에 도로상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보통 질병으로 병원에서 죽는 사람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 1960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93,800여명이었고, 1960~1965년에 약 30%가 증가하였다. 그래서 당시 존슨 대통령이 “미국이 도로에서 사망하는 극심한 유행병을 갖고 있다”면서, 그 도로 병(highway disease)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1966년 도로안전법에 서명을 하였다1). 미국에서 도로교통사고가 감소하게 된 것은 이 안전법과 더불어 노란색 표지의 안전기술서2)가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AASHTO, 1997). 이 안전법3)에서 안전벨트와 머리 받침을 장착하도록 하였고, 도로의 설계시 중앙분리대 설치, 커브의 더 나은 방향 지시, 조명시설 설치, 가드레일 설치, 부서지기 쉬운 표지판 지주 설치 등을 하도록 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하게 된 것은 이러한 안전 기술이 개선되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교통사고분석 연구에 의하면, 사고의 결정적인 요소는 사람의 실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고 해도 도로의 구조적 요인도 무시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2016년 10월, 2.5톤 이상 화물차의 통행을 금지한 청주의 산성도로를 보면 그렇다. 2009년 개통된 약 4km의 이 도로는 내리막길의 경사도가 10%에 달하는데, 짐을 실은 화물차들이 회전하면서 전복되는 일이 자주 일어난 것으로 볼 때 도로 구조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짐작되며 선형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도로의 기술 진보

도로의 기술은 도로포장에서도 볼 수 있다. 로마시대에 이미 돌로 포장된 도로가 이용되었지만, 1900년대 초에 미국에서 자동차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을 당시의 도로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비포장도로는 비가 오면 진창이 되었고 차량이 수렁에 빠지는 일이 흔했다. 그러다 아스팔트와 시멘트 등의 포장재가 개발되면서 오늘날의 포장도로가 자리 잡게 되었다. 포장도로의 개발로 차량이 부드럽게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 다른 도로의 기술적 발전은 교량이나 터널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도로의 개설은 일반적으로 최단 노선으로 잇게 되어 지형지물을 관통하거나 횡단하는 일이 생기며 이로써 터널이나 교량이 필요하게 된다. 과거에는 터널이나 교량 건설시 인력이 대거 투입되어 수작업으로 공사를 하여 공사기간이 길었다. 지금은 첨단장비와 기계로 대체되어 공기가 대폭 짧아졌고, 공사비도 절감되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금문교는 1937년 개통되어 당시로서는 경간장이 1,280m인 세계 최장의 현수교였다. 우리나라에도 경간장이 1,545m인 이순신 대교가 2009년 개통되었는데 이러한 초장대교가 토목기술의 선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터널도 비슷하다. 동홍천~양양 고속도로에는 터널이 35개소나 되고 연장이 11km에 달하는 양양터널이 있는데, 이전에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기술의 개가이다. 도로기술의 발전은 교량이나 터널로 지리적 장애를 극복하고 격리된 지역을 이어줌으로써 상호 소통하고 물자를 수송하고 사람이 교류하면서 지역과 사회가 발전하고,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도로기술의 효과

도로 중에서 고속도로가 최상의 도로기술 수준으로 만들어진다. 설계기준이 최상의 상태에서 차량 주행에 따른 안전성이 높고 차량의 연료소비나 탄소배출도 적게 나온다. 노르웨이의 SINTEF 연구소에서는 도로의 노선조정과 설계기준 상향(차로 폭 확대 및 용량 증대)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여 차량의 탄소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1차로, 2차로 및 고속도로에 대해 탄소배출량이 각각 11%, 61%, 38% 감소되고, 일산화탄소 및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감소되는 것을 밝혔다(José Papi, 2007, 재인용).

일본에서는 고속도로의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분담율이 높아지면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도 줄이고, 지체로 인한 시간손실도 감축하며 연료소모도 줄여 탄소배출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도로에 비해 고속도로의 사상사고율은 1/10, 탄소배출량은 2/3 수준이다. 2010년 현재 고속도로의 총주행거리 분담율이 16%에서 장래에 30%로 증가할 경우, 지체 감소에 의한 경제적 효과는 연간 1.5조 엔으로 추정된다(일본 국토교통성, 2015).

이처럼 도로의 기술수준 향상은 교통의 원활한 흐름, 안전한 주행은 물론이고 지체감소를 통해 물류산업을 지원하면서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탄소배출량도 감소시키면서 자연스럽게 기후변화에도 적응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스마트 도로의 기술적 가치

요즘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개발되고 도로의 기술도 첨단화되어 기술적 가치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차량 자체에 적용되는 안전기술들은 차량의 안전성을 높여 도로의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첨단교통시스템(ITS)을 발전시킨 협력적 첨단교통시스템(Cooperative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C-ITS)4)이 실제 도로에서 운영되면 도로교통으로 인한 고질적인 문제들(교통정체, 교통사고, 탄소배출 등)이 감소될 전망이다. EC의 ‘Mobility and
Transport’ 홈페이지의 자료5)에 의하면, 차량의 자동화, 네트워크의 연계 및 스마트한 이동 서비스에 의해 2030년까지 ① 연료소비 및 탄소배출이 연간 1.2% 감소되고, ② 교통정체로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매년 26억 시간 절감되며, ③ 인적요소가 주요인이 되는 치명적 충돌이 90% 감소되는 등의 편익을 예상하고 있다. 미래의 도로는 차량의 자율주행 및 정보화, 도로인프라의 정보화를 동반하여 인간의 생활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Cap 2017-10-19 13-49-03-533.jpg



도로기술의 가치 반영

도로의 기술적 가치는 도로의 공학적 기반을 바탕으로 차량운행의 안전향상과 도로용량의 증대, 교통 지체 및 정체 해소, 기후변화 적응, 도로구조물의 미학적 아름다움까지 확대될 것이다. 현재는 경제성 분석에서 기술적 가치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나, 도로의 기술이 가져오는 다양한 경제적 편익이 존재하므로 C-ITS가 적용되는 ‘스마트 도로’는 물론이고 신기술 개발시에도 그 기술적 가치를 반드시 적용해야 할 것이다. ▣


조남건_ngcho@cri.re.kr


1) Encyclopedia.com의 Highway Safety Act 1966 항목을 참조하였음
2) 옐로우 북 원전은 Highway Design and Operational Practices Related to Highway Safety이며 1967년 AASHTO에서 간행되었는데, 도로 설계와 관련된 폭 넓은 실천적인 논의, 의견, 추천 등을 담고 있음
3) https://www.cdc.gov/mmwr/preview/mmwrhtml/mm4818a1.htm의 내용을 참조하였음
4) C-ITS는 차량들끼리 그리고 차량과 도로인프라 시설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음(https://ec.europa.eu/transport/modes/road/news/2017-05-31-europe-on-the-move_en)
5) 앞의 자료에서 Fact Sheets 중 <Connected Mobility> 내용을 정리하였음



참고문헌

1. 일본 국토교통성, 2015,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도로를 현명하게 사용할 방안’”, 중간답신 참고자료(사회자본정비심의회 도로분과회 국토간선도로부회).
2. AASHTO, 1997, Highway Safety Design and Operations Guide. American Association of State Highway and Transportation Officials
3. EC, 2017, “European Framework for C-ITS Deployment” PPT 자료 (http://www.codecs-project.eu/)
4. José Papi 외, 2007, The Socio-Economic Benefits of Roads in Europe, ERF, IRF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 이용약관 | 서비스 해지 |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