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4-20 17:38
[기획시리즈] 한계령 길, 지속가능한 Eco Road로 가는 길 (제114호)
조회 :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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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
 
우리나라 최고의 경관도로라 불리는 국도44호선 한계령 길은 가을철 단풍으로 물든 경치로 아름다운 곳이지만, 2006년 7월 강원지방에 내린 시간당 122mm의 사상 초유 국지성 호우로 얇은 표토층이 암반층과 분리되는 산사태가 발생하여 전 구간 교통이 단절되었다.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사항이 극심하였지만, 설악산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으로 자연경관이 수려한 산악지 도로이며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구간임을 고려하여 친환경·생태도로로 복구하고, 2007년 말에 개통한 한계령 길을 도로문화와 생태, 경관을 아우르는 답사의 프레임으로 구성하고자 한다.
 
 
한계삼거리에서 오색약수터로 가는 길
 
1971년 12월, 군사작전도로로 개통된 한계령 길은 양양에서 인제로 넘어오는 중요한 도로이자 경관이 수려한 남설악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1970년대 후반 영화 ‘가을비 우산 속’에서 신성일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스타 정윤희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한계령과 경포대를 배경으로 Love Story를 펼쳤었는데 당시 군복무 중 강릉극장에서 가슴 설레이며 영화를 감상하였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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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대를 지나 동서방향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과 연결되는 지점의 생태통로 상부에는 차단벽, 족적판, CCTV 등이 있으며, 전후에는 침입방지 유도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동물이 횡단하는 지점에 설치되어 있는 족적판에는 낙엽이 쌓여 있었으며 양쪽의 CCTV는 작동이 되지 않은 듯 했고 식재된 자작나무는 주변의 소나무와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국지성 집중호우시 산사태 발생으로 토석류와 나무가 떠내려와 계곡부 교량에 걸려 계곡물이 월류하면서 주변도로가 유실되어 2차 피해를 키운 점을 고려하여 수로에 바닥다짐공을 철저히 시공하고 ‘토석류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여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재해예방을 도모하고, 절토부 도수로의 단면확대와 월류방지벽, 유송잡물차단시설, 교량 하부의 통수단면 확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예방과 관리를 시도하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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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공사의 목표를 “친환경·생태도로의 조성”으로 설정하여, 절토비탈면의 전면 목재부착, 계단식 옹벽, 자연성을 높이는 돌채움 개비언 옹벽, 세굴방지를 위한 바닥다짐공, 계곡부의 낙석방지망, 녹지지역에 조화되는 색상인 갈색을 적용한 가드레일 등 다양하고 적용성이 높은 시설을 반영하여 도로이용자들에게 심미성과 조화로움이 느껴지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색약수터 못미쳐 용소폭포 입구 주전골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한계령휴게소까지 왕복 6시간 정도 도보로 이동하며 가을 단풍으로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남설악 속 한계령의 구석구석과 경치를 눈과 가슴에 담았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한계령 길, 발걸음을 옮기다 돌아서서 시선을 저 멀리로 보내면 바라보이는 모든 것이 절경이고 비경인데 한 시간 여를 오르다 흘림2교 지점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 보니 그곳이 수해 당시 무려 1,500톤 바위가 떠내려 왔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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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재촉하며 점심때쯤 한계령휴게소에 다다르니 해발 1,000m 산비탈에 들어선 휴게소는 김중업 건축가와 양대산맥을 이루었으며, ‘공간(空間)’의 창업자인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 여느 휴게소와는 달리 주변에 드러나지 않고 자연 속, 산비탈에 조화롭고 아늑하게 자리잡은 모습이 뛰어난 건축가의 내공을 가늠케 하였다.
 
 
흘림골 길모퉁이의 공병기념비
 
인제군 북면에서 한계령을 넘어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 이르는 한계령 길은 동해안 양양에서 고성을 거쳐 진부령을 넘어 인제에 이르던 설악산 우회도로를 대체한 노선이며, 육군 3군단 공병단이 6년간 피나는 노력을 쏟아 임무를 완수한 결과물로 종래에 비해 접근거리가 56km 단축되었다.
 
한계령 정상에서 오색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흘림골 부근 길모퉁이에 ‘공병비(工兵碑)’가 호젓하니 서있다. 단출한 모습과는 달리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니 대설악을 뚫은 군장병들의 피와 땀, 불굴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이 서려있는 의미있는 비석이다. 그런데 이 비석이 세워진 자리는 한계령을 정점으로 하여 내설악 쪽에서 길을 뚫고 내려오던 2중대와 외설악 쪽에서 뚫으며 오르던 1중대가 관통점에서 만났던 곳으로, 군장병들이 이를 기념하여 남설악 횡단도로가 연결된 지점인 ‘개척의 완결점’에 그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새긴 기념비를 세웠다는 것이다.
 
남설악 횡단도로 건설의 뒷이야기를 살펴보면, 당시 공병단에서는 공사의 편의성보다 아름다운 설악산의 모습을 보전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 자연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많은 석축을 쌓고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고 절성토를 줄이기 위해 구불구불 돌아가는 친환경도로를 만들었다고 하니, 40여 년 전 공병장교들의 식견이 상당히 앞서 갔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마무리하는 글
 
한계령 길을 생태도로 관점에서 답사하며 생태통로, 비탈면 보호공법, 재해방지시설 등이 어떻게 설치되었고 관리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 구간의 유일한 생태통로는 준공 후 유지관리와 모니터링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 일본 오니코베도로에서 매주 한 번씩 생태관련 시설물을 점검하고 기록하여 자연환경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 조사와 조사결과를 반영한 유지관리를 수행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었으며, 앞으로 이러한 친환경·생태도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촉박한 사업기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충분한 환경성 검토와 지역특성을 고려한 친환경공법의 적용, 지속적인 모니터링,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환경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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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에 구름이 낮게 깔리고 설악이 가랑비를 뿌릴 때쯤, 허스키하고 호소력 있는 보이스로 다가오는 노래 ‘가을비 우산 속’이 우산 속에 맺히는 이슬처럼 실루엣 속에서 아련히 다가오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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