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2-20 09:38
[기획시리즈] 도로 위에서는 누가 가장 우선인가? II (제112호)
조회 :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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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 한국의 도로 위에서는 누가 우선인가를 논의하면서 보행자와 자동차의 갈등을 독일과 뉴질랜드 시각으로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자동차와 버스의 관계에 대해 한국, 독일, 뉴질랜드를 비교하고자 한다.
 
서울에 처음왔을 때는 주로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몇개월 지난 후부터는 버스도 가끔씩 이용하게 되었다. 서울은 지하철 노선도 많지만 버스노선도 매우 다양하다. 대도시에서는 지하철이 가장 효율적인 대중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의 대도시에서는 어떤 경우 버스가 더 빠르기도 하다. 특히, 도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있으면 버스는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다.
 
2004년 서울시가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한 후 버스서비스가 많이 좋아졌다. 독일과 뉴질랜드에서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없고 우측전용차로는 설치되어 있는 곳이 간간히 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본 적도 없었다. 서울에서도 90년대에 생긴 우측버스전용차로가 여전히 있었지만 불법주차나 우회전하는 자동차가 많아 버스의 속도개선에 큰 효과가 없었고 차후에 중앙차로로 바뀌었다. 한국 도시의 도로는 독일과 뉴질랜드보다 대체로 차선이 많아 단점이 많지만 장점도 있다. 차선이 많은 도로에는 쉽게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서로 잘 연결되지 않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BRT 네트워크로 만들어야 한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에도 한국과 비슷한 BRT가 있다. 2008년에 완공된 Northern Busway는 고속도로를 따르지만 거의 분리된 노선이고 버스정류장은 전철처럼 역(station)이라고 불린다. BRT라인을 운행하는 버스는 일반 자동차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지만, 서울처럼 완성된 네트워크가 아니기 때문에 버스가 일반도로를 진입했을 때는 역시 막힐 수도 있다는 점이 아쉽다. 한편, 오클랜드 BRT는 지금은 버스만 이용할 수 있으나, 나중에 정책 수정에 대비해서 카풀차량도 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한국에서 고속도로 상의 버스전용차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자주 막히는 고속도로는 전용차로가 없었다면 시외버스뿐만 아니라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시내버스 전용차로와 차이가 있다면 9인승 이상 승용·승합차는 6명 이상 탑승했을 경우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클랜드의 고속도로에도 비슷한 버스전용차로가 있다. 그리고 이 전용차로도 역시 승용차가 이용할 수 있지만 승용차에 몇명 이상 타야 이용할 수 있는지 안내판에 쓰여 있다. T3 차로는 세명 이상 타야 이용할 수 있고 T2 차로는 두명 이상 타야 한다. 한국의 규칙에 비해 적은 숫자지만 뉴질랜드 사람들은 원래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않고 무조건 개인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에서 회사원들이 출퇴근 시간에 카풀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전용차로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평소보다 더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에 규칙을 어기는 차도 가끔 있고 어떤 운전자는 자기 차에 2명 타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옆자리에 마네킹을 앉혀놓은 사건도 있었다.
 
독일의 도로에서 버스에 혜택을 주는 방법은 주로 일방통행에서 버스만 반대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거나 네거리에 버스전용신호로 버스만 우회전이나 좌회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2016년 버스전용신호가 도입 되었으며 현재는 일반신호와 동시에 바뀐다. 하지만 서울, 부산, 세종 등 여러 도시가 버스우선신호시스템을 고려하고 있고 도입까지 얼마 안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 독일에서는 옛날부터 트램전용신호가 따로 있어서 나중에 버스도 똑같은 신호를 사용하게 되었고, 뉴질랜드는 버스와 자전거 우선신호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로 보기는 힘들다.
 
나라마다 기차역에는 버스환승센터가 있는데 개념이 조금씩 다르다. 기본적으로 환승센터의 의미는 기차역에서 내린 후 집까지 갈 수 있는 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버스 시간표와 기차의 도착시간이 동기화되어 있어 버스가 승객을 기다린다. 버스가 기차역에 서고 보통은 바로 출발하지만 어떨 때는 오랫동안 정차하기도 한다.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위해 좋은 서비스인데 이전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거나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사람은 불편할 수도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BRT역이라고 불리는 정류장이 환승센터 역할도 수행한다. 시내버스 노선뿐만 아니라 Park and Ride 주차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차를 타고 막히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신 집 근처에 있는 환승센터에 자동차를 두고 더 빠른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독일에도 많은 지역에 Park and Ride 시설이 구축되어 있다.
 
한국의 시내버스는 좁은 골목길도 다니기 때문에 독일과 뉴질랜드에서 볼 수 있는 굴절 버스가 없다고 생각한다. 독일과 뉴질랜드의 버스는 훨씬 더 천천히 다닌다. 버스가 마치 도로 위에 있는 크루즈 유람선 같다. 왜냐하면 대중교통의 목적은 많은 사람을 안전하고 편하게 이동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버스기사는 승객이 타고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리고 승객도 버스가 멈춘 후에 일어서고 내린다.
 
독일 교통법에 따르면 버스가 정류장에서 출발하며 왼쪽 방향지시등을 켤 때 승용차는 멈추고 양보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버스가 왜 정류장 앞 인도에 가깝게 가지 않고 사람들은 또 위험하게 차로에 내려가서 버스를 타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아마도 버스가 인도 가까이에 서면 다시 주도로에 진입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승용차가 버스에 양보하지 않는다는 점은 한국과 뉴질랜드가 비슷하다. 독일처럼 버스가 통행우선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서는 가끔 버스가 진입하려고 무리하게 끼어드는 경우가 있어 다른 운전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 버스가 진입할 때는 양보를 의무화하는 법이 제정되기를 원하는 운전자도 의외로 많다.
 
한국에서는 버스가 통행우선권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다른 운전자들이 일반 승용차보다 버스 주변에서 운전을 더 조심해서 하는 것 같다. 한국의 버스평균속도가 워낙 빠르고 차선도 갑작스럽게 바꾸는 일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속도도 빨라서 승객이 손잡이를 꽉 잡고 타야 한다. 한국에서 버스는 정류장마다 서는 것 외에 운전스타일이 승용차와 아주 비슷하다. 게다가 한국 버스는 대부분 수동이지만 독일과 뉴질랜드 버스는 오토매틱이다. 그래서 한국 버스보다 가속도가 더 낮으며 부드럽게 다니는 것 같다.
 
요약하자면 도로는 버스를 위한 전용 인프라가 필요하고 버스 인프라와 버스 도로정책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 버스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추어져 있고, 도로정책은 많이 좋아지는 과정에 있다. ▣
 
 
Nikola Medimorec & Andy Tebay_info@koj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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