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1-23 10:09
[기획시리즈] 도로 위에서는 누가 가장 우선인가? (제111호)
조회 :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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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독일인과 뉴질랜드인 시각으로 한국에서 겪은 도로교통문화를 적고 독일과 뉴질랜드 교통문화와 비교하고자 한다.
 
도로 이용자는 독일의 우선순위에 따르면 보행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 대중교통 이용자와 승용차 운전자로,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보행자, 대중교통 이용자, 승용차 운전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 순이다. 독일, 한국, 뉴질랜드를 비교하면 도로 이용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르다. 세 나라의 교통법에 따라 보행자가 우선권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한국에서는 자동차에 양보하는 보행자가 많다. 아마 가장 큰 교통문화 차이로는 신호없는 횡단보도에서 자동차가 지나간 후에 보행자가 건너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자동차가 먼저 간다. 독일의 횡단보도에서는 자동차에 신경을 쓰지 않고 편하게 건널 수 있다. 자동차 운전자가 자동차를 세우지 않고 먼저 지나가는 것은 생각조차 못한다. 독일에는 자동차 운전자가 횡단보도 진입 전에 주변을 잘 확인하고 보행자가 건널 때까지 기다린다.
 
뉴질랜드 또한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횡단보도에 접근했을 때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가 있으면 반드시 정차해야 한다. 관광객들 중 한국과 비슷한 보행자 문화를 가진 나라 사람들의 경우 차가 정차하는 것을 보고 놀라면서 감사의 표시를 하는데 뉴질랜드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 차가 무조건 정차하지 않아도 되는 ‘courtesy crossing’이란 횡단보도도 있다. 이 횡단보도는 한국의 과속방지턱과 흡사하며 공식적인 횡단보도가 아니어서 보행자는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정차해야 되는 규칙이 없어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보행자를 우선시한다. 운전자들이 보행자에 대한 배려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에도 보행자가 항상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호가 있는 경우에 횡단보도 앞 보행자는 버튼을 눌러야 한다.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신호가 바뀌지 않는다. 가끔 버튼이 더럽거나 고장나서 불편하기도 하고 버튼을 누른 후 오래 기다리기도 한다.
 
뉴질랜드 역시 독일처럼 신호가 있는 횡단보도에서는 버튼을 눌러야 신호가 바뀐다. 하지만 뉴질랜드에는 보행자를 우대하는 횡단보도가 있다. 이른바 Pedestrian Scramble 사거리에서는 보행자 신호 시 모든 차들이 멈추게 되어 있고 보행자들은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길을 건널 수 있다. 이런 횡단보도는 주로 직장이 많고 보행자가 많이 모이는 도심에 있다. 뉴질랜드 횡단보도 신호가 한국과 차이점이 있다면 신호가 바뀔 때마다 시각장애인과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소리가 난다.
 
한국에서는 모든 보행신호가 자동으로 바뀌어 편리한 점도 있다. 한국 보행자 신호의 다른 장점은 시간 표시이다. 몇초 남아 있는지 아니까 더 안전하고 편하게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횡단보도에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가로등도 자주 볼 수 있다.
 
교통문화의 차이는 교통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교통교육이 다르기 때문에 행동도 다를 수밖에 없다. 독일의 운전면허교육은 주로 교통안전교육이다. 운전면허학원에서 몇 주 동안 운전교육을 받는 것이 필수이다. 그때 도시 도로, 국도, 고속도로에서 많은 연습을 한다. 학원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안전과 배려이다. 건너고 싶은 보행자를 잘 예측하고 자동차를 꼭 멈춰야 한다. 면허시험 때 횡단보도의 보행자를 못 보면 바로 탈락이다. 필자는 면허시험을 볼 때 실수를 몇 개 했지만 다른 도로 이용자에 대한 배려심이 있어서 합격했다.
 
뉴질랜드도 운전교육 과정이 아주 길다. 16세부터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며 제한없는 운전면허를 가장 빨리 얻을 수 있는 기간은 1년 6개월이다. 독일처럼 시험이 아주 엄격하고 보행자와 주변을 살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로문화의 또다른 차이로 도시 제한속도를 볼 수 있다. 한국 도심에서 시속 60km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횡단보도로 건너가고 싶은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속도가 높을수록 충돌 시 사망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운전자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속 60km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싶은 보행자를 쉽게 알아볼 수 없고 브레이크를 밟고 속도를 줄이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기본 도시 제한속도는 50km인데 사실은 대부분 도시들이 30km로 정했다. Tempo 30 Zone라는 개념으로 거주지역에 있는 사람을 위해서 속도가 30km/h로 제한되어 있다. 시속 30km으로부터 자동차가 멈출 수 있는 것이 시속 60km보다 더 쉽다. 교통으로 인한 소음과 오염배출이 덜 하다는 또다른 장점도 있다.
 
한국 도시의 스쿨존은 아주 효율적으로 도입되었다. 학교 앞에 횡단보도들이 많고 보도와 차로를 구분하는 울타리도 있다. 뉴질랜드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학교 주변의 도로에는 제한 속도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고 학교 버스를 지나칠 경우에는 20km/h 넘어서는 안되고 수시로 경찰이 직접 단속을 하기도 한다. 독일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 보호한다. 학교 근처에서는 자동차가 보행자의 속도로만 다닐 수 있다. 즉, 시속은 5~8km 사이에 있어야 한다. 독일 스쿨존은 보도와 차로가 합쳐 있어서 도로 디자인부터 보행자가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
 
뉴질랜드도 도시 속도제한은 보통 50km/h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람들이 많고 복잡한 도심에는 “Shared
Space”라는 구간이 생겼다. 이 공간에서는 자동차와 보행자가 도로를 같이 이용하지만 보행자가 우선권을 가지고 있다. 운전자들이 보행자에게 양보해야 하며 공동공간인 만큼 차를 다니지 못하게 해서도 안 된다. 이런 공간으로 인하여 도심에서 자동차들의 속도는 줄고 보행자들은 더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삼성동 코엑스 앞의 많은 차선에 놀랐다. 독일이나 다른 유럽도시 안에 그런 넓은 도로를 보지 못했다. 대도시라서 넓은 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중에 도심 제한속도가 60km라는 것은 알게 되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속도를 줄이면 그런 넓고 많은 차선도 필요없다.
 
한국 도시의 특징은 바로 골목길이다. 옛날부터 도시 구조에 작은 미로 같은 골목이 있어서 아주 좋은 생활도로라고 생각한다. 그런 도로를 독일과 뉴질랜드에서 찾을 수 없다. 아울러 한국에는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지 않은 좁은 길이 많지만 의외로 큰 문제없이 같이 다닌다. 한편 뉴질랜드에는 거의 모든 길에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Shared space’이지 않은 이상 보행자는 도로 가운데로 다니는 일은 없다.
 
요약하자면, 한국, 독일과 뉴질랜드의 가장 큰 차이는 보행자와 자동차의 관계이다.독일과 뉴질랜드처럼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제도를 실천하려고 한다면 도시의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그 다음 운전교육을 통해서 배려심과 안전성을 키워야 한다. ▣
 
 
Nikola Medimorec & Andy Tebay_info@koj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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