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1-21 09:57
[기획시리즈] 해외사업 수행의 문제점과 그 해결 II (제109호)
조회 :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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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와 관행의 차이
 
사업을 수주해서 현지에 상주 혹은 파견형식으로 업무를 수행할 때, 관련국의 기술관행과 절차에 대한 맞춤형 인식이 필요하다. 현지에 파견되는 기술 인력들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능통하고 국제화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야 함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여러 개발도상국은 그 나라의 여건이 어떠하든 관련공무원이나 담당자들은 해외유학파들이 많고, 나름대로 상당한 기술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지에서 협력회사(Local Company)의 기술자들을 상대해 보면, 그들의 기술수준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막상 발주처 담당자들을 상대해 보면 기술수준뿐만 아니라 자부심도 대단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일례로 필자가 T국에 상주하면서 도로설계(ADB차관사업)를 수행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현지 협력회사는 기술수준이 너무도 미치지 못하여, 당초 계획한 분야별 일괄 하도급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였고, 그 회사로의 기술 인력을 사무실로 직접 파견 지원받아 우리 기술자가 모든 설계를 지휘하면서 수행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 당시 해외유학파인 T국의 담당부처 공무원은 실제로 기술안목과 경험이 상당한 수준에 있어, 세세한 부분까지 관련규정을 대조해 가면서 점검하는 것을 보았다. 이같은 경험으로, 그들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장점을 우리가 배우면서 사업을 진행해 나간다는 겸손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나라별로 적용하는 설계기준이 달라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자세도 필요하다. 국내 기술자들은 우리의 설계기준이나 미국설계기준(AASHTO) 등에는 비교적 익숙한 편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이상으로 나라마다 적용하는 설계기준이나 개념, 용어 등이 다양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처음 진출한 나라에서 당혹감을 갖게 되는 경우를 자주 대하게 된다. 일례로 필자가 수행한 K국 도로설계의 경우, 이 사업은 WB재원으로 수행하면서 설계기준은 러시아의 SNIP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문서가 러시아어 혹은 현지어로 되어 있어서 이를 우리 기술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번역하는 일 또한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우리보다 먼저 이 나라에 진출한 어떤 국내 회사가 SNIP을 번역하였기에 자료를 공유해 줄 것을 제안하였으나, 그들이 완곡하게 사절하였다. 서운한 감정의 한편으로 이해가 가는 것이, 그 회사도 이런 생소한 문서를 입수하여 번역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였을 것이다. 이런 중요한 자료를 앞으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다른 시장진입 업체에게 제공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 세무제도, 현장조사 및 주민설명회 절차와 방법, 설계성과에 대한 심사제도 등이 나라마다 다르므로 이에 대한 사전 조사가 우선된 후 진출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나 KENCA(해외건설협회) 등에 나라별 제도와 관행에 대한 상당수준의 보고서가 수시로 수정·보완되면서 출간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유하는 바이다. 필자의 경우 K국의 사업 수행시 세금관계로 해당국 담당 공무원은 물론 지역세무서 등과 마찰이 자주 있었다. 예컨대 세금면제에 관한 계약조항이 명시된 계약서에 상호 서명을 하였음에도 그 나라 세무당국이 면세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여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국의 변호사, 세무사 등에게 일정 수임료를 지불하면서도 성과를 얻지 못하였다. 해외건설협회에 세무담당 자문관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의뢰한 결과, 그 분이 무료 봉사하여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한 경험이 있다. 사업 착수시 바로 지급받는 선급금(Advance Payment)의 경우도 선급금 보험(AP Bond)을 요구함은 물론, TIN에 대한 요구조건이 다양하여 사업 착수 후 반년이 지나도록 선급금을 지급받지 못해, 의욕을 갖고 진입한 해당국에 대한 실망으로 한동안 고민한 적이 있다. 행정관련 절차와 방법 등은 모두 기술외적인 요인들로서, 우리 기술자들의 경험이나 의욕, 기술력 등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이다. 이와는 별개로 국내에 있는 본사 경영진은 이같은 어려움은 알지 못하므로 비용투입의 증가, 공기지연 등에 대하여 현지파견 기술자들을 압박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해당국 경험을 가진 기술자를 파견하는 것이나, 현실적으로 그같은 인적 자원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해당국 사업경험이 있는 회사와 Consortium을 구성하여 진입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즉, 지역별, 나라별로 강점이 있는 회사들이 있으므로 상호보완 및 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업체를 사전에 탐문하여 좋은 관계를 형성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을 맺으며
 
우리나라 국민의 성실성과 지혜, 압축성장의 경험, 국내건설시장의 성장한계성 등 여러 요소들을 조합하여 보면 지금이 바로 우리가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할 시기이다. 도로관련 해외시장은 어디일 지라도 그 진입장벽이 결코 낮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난 4회에 걸쳐 우리가 해외에 나가야 될 이유와 어디로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온 것들을 들어내어 엮어보았다. 필자의 경험이 충분하지는 않다 할지라도 어느누구 못지않게 먼저 해외시장 진출을 고민하며 힘써온 경험은 많이 있다. 왼쪽으로 부딪히고, 오른쪽으로 튀어나가는 암중모색을 해 오면서, 이른바 학습비용도 꽤나 부담했고 이런 과정을 거쳐 이제 제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또한 사업을 수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해당지역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서 개별 사업의 성공은 물론 향후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할 때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해야할 것이다. 문제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담당기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해외사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하기를 바란다. 새로운 세대인 여러분들은 앞세대가 처음 뛰어들어 말로 다하지 못할 고생을 한 것 보다는 쉽게 진입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기술자 개인적으로는 언어와 문화 등에 대한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에서는 이미 시장 진입한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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