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8-21 14:03
APEC 교통실무그룹의 역할 (제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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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이란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이하 APEC)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이하 아태지역) 국가들의 점진적인 공동체를 실현하는 아태지역 최대의 정책공조기구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개방되고 자유로운 국제무역 실현을 목적으로 설정된 인도네시아 보고르 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창설되었다. 보고르 선언은 ① 첨단의 경쟁촉진 정책(Enhanced Competition Policy), ② 정부조달에 있어서 제한 또는 규제완화(Lowered Restrictions on Government Procurement), ③ 기업비용 감소(Reduced Business Cost), ④ 지속되는 교역협약(Continued Expansion of Trade Agreement), ⑤ 관세 감소(Tariff Reduction), ⑥ 비관세 정책(Non-tariff Measure), ⑦ 시장접근성 강화(Improving Market Access), ⑧ 외국인 소유권에 대한 규제완화(Relaxing Conditions for Foreign Ownership), ⑨ 세관작업을 통한 무역촉진(Facilitating Customs Procedures)으로 구성되어 있다.

APEC 회의는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12개국이 참여하여 개최되었으며, 현재는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1997년에는 기존에 논의되던 과제들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신규가입 논의를 동결하였다. 즉, 21개국 이외 국가들은 회원국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1993년부터는 당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제의로 매년 정상회의(대통령급)를 개최하고 있다. 2005년에는 부산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으며, 2025년에 우리나라에서 또한번의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정상회담 산하에는 분야별 장관회의와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PEC Ministerial Meeting, AMM)가 있다.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는 자유무역과 개방경제를 표방하는 APEC의 성격상 우리나라 산업통상부 장관과 외교부의 고위급 각료가 참여한다. 외교통상각료회의 산하에는 고위급회의(Senior Official Meeting, SOM)가 있으며, 이는 공무원에서 실장 또는 국장급회의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과장급인데, FTA 등으로 유명한 김종훈 前통상교섭본부장 및 前국회의원이 고위급회의의 의장을 역임한 바있다. 고위급회의는 정상회의 협의결과에 대한 실행방안을 협의한다. 고위급회의는 4개의 위원회를 운영하는데 그 중 경제협력분야에 분야별 실무그룹이 있으며, 각 부처별로 하나씩 있는 분야별 실무그룹에 교통실무그룹도 포함되어 있다.


APEC 교통실무그룹이란

APEC 조직에서 외교통상 각료회의(통상장관회의)에 동등하게 나열되어 있는 APEC 장관회의가 있는데, 이 각 장관회의와 고위각료회의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그룹이 실무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국토교통분야에서는 교통장관회의와 함께 APEC 결정사항을 수행하는 그룹이다. 교통실무그룹은 각 국가 교통부의 대표회의(Head of Delegation, HOD)와 네 개의 전문가그룹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개의 그룹은 육상교통 전문가그룹(Land Expert Group, LEG), 항공교통 전문가그룹(Aviation Expert Group), 해상교통 전문가그룹(Marine Expert Group, MEG), 다중모드 ITS 전문가그룹(Intermodal and ITS Expert Group, IIEG)이다.

2017년 4월에 개최된 44회 APEC 교통실무그룹에서 우리나라와 관련되어 논의된 의제를 간략히 보면, APEC 교통실무그룹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그 중 육상교통 그룹은 자동차 안전기준 조화(Harmonization) 서브그룹과 도로·철도 안전 서브그룹으로 나뉘는데, 안전기준 조화 서브그룹은 각국의 자동차 안전기준이 얼마나 국제기준에 맞추어져 있는지 정보를 교환하고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도로·철도 안전 서브그룹은 말 그대로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과 현 정책을 논의한다. 안전기준 조화 서브그룹에서는 우리나라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신차 실내 공기질에 대한 안전기준과 유엔 국제기준 제정 기구에서 논의 중인 파노라마 선루프에 대한 안전기준 제정 현황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였다. 도로·철도 안전 서브그룹에서는 우리나라가 특히 취약점을 보이고 있는 보행자 안전에 대한 현황을 설명하고, 도심내 제한속도 감소 등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소개하였다. 복합운송 및 ITS 그룹에서는 ‘협력적 통신 ITS(C-ITS)’, 자율협력주행 등 우리나라의 최신 기술 정책과 R&D 현황을 소개하고, 각 국의 유사 현황 정보를 교환하였다. 최신 기술을 다루니만큼 아태지역 주요 개발도상국에 우리 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외교적 기회도 같이 모색하였음은 물론이다.


교통과 사회경제적 상관관계

APEC이 통상 주도를 위해서 만들어진 협의체이기는 하지만 각 부처의 전문성이 결여되어서는 제대로 된 논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 강대국의 입장에서야 기술이나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약소국에게 통상 개방권을 얻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겠지만 약소국은 경제적으로 더욱 곤란한 위치에 있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뿐만이 아니고, 각 국은 각 부처마다 안전과 공정한 경쟁을 답보하기 위해 규제를 하고 있는데 이 규제가 통상 자유를 요구하는 어떤 특정 국가들의 규정과 맞지 않는다고 비관세 장벽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대단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통상협상도 담당 부처의 전문적 검토를 거쳐야 하는 것이 필연이며, 그래서 교통분야에 있어서는 외교부나 산업통상부가 아닌 국토교통부가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통을 통한 경제발전은 굉장히 복잡 다단한 양상을 띠며, 관련된 통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교통분야 모든 부분의 개방이 반드시 상호호혜적인 통상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실무그룹에서의 적절한 논의가 APEC 국가들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볼 수 있고, 이에 실무그룹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이런 교통실무그룹에서 우리 국토교통부의 국제협력통상담당관(필자)이 차기의장으로 선출된 것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APEC 교통실무그룹의 역할

APEC에서는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중앙부처의 실무 과장(서기관급), 사무관들이 모두 참여하여 통상과 경제현안을 각 전문분야의 입장에서 장·단점을 파악하고, 발전 방안을 찾는다. 기술의 발전이 급속하다 못해 조만간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수 있는 혁명 수준으로 변할지 모르는 현 시대에 있어서는 선언적인 통상 개방 논리의 답습 또는 단순 수치 증가율로는 통상이나 경제 현안 논의에서 각 국가의 발전 정도를 논할 수 없다. 주행거리가 실제 개인당 체감경기와의 상관관계가 증명되지 않는데, 주행거리가 늘었다고 교통정책을 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다른 변수들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로와 GDP가 거의 싱크로율 100%에 이르도록 발전했다 하더라도 도로를 앞으로 더 지어야 한다고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도 유사한 논리이다. 더욱이, 지금 육상·해상 교통인프라는 모두 내연기관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것인데, 조만간 내연기관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닐 수도 있다. 과학자 Nicola Tesla는 이미 1901년에 태양으로부터 오는 방사에너지를 통해, 현재의 태양광 발전과 같이 기후에 변화를 받지 않고 전류를 발생시키는 발명 특허를 받은 바 있다1).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내연기관이 아닌 이러한 무한대의 에너지가 상용화되는 방법이 개발될 수 있고, 그에 따라 교통 인프라는 일대 변혁을 겪게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얘기해보면, 교통실무그룹은 통상이나 경제에 대한 기존의 생각이나 논리에서 벗어나 현 상황을 좀 더 직접적으로 분석하여, 향후 교통 및 관련 인프라에 다가올 수 있는 미래상에 대해 냉철하게 대비하는 초국가적인 협의를 해내야 하는 책임이 있으며, 그 치열함에 따라 아태지역 교통, 인프라, 에너지, 경제분야에 밝은 미래를 가져올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이 비전이라면 비전이다. 가까이서만 보더라도, 육상교통분야 모든 통상협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교통안전이다. 거의 모든 보고서가 한국의 교통안전 사망자율은 OECD 평균의 몇 배에 달하며 아주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직접 분석해본 결과 보행자 사망률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승차자 사망률의 경우 비교대상 31개국에서 노르웨이, 스위스,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일본 6개국만 한국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승차자 사망자율이 적었다. 즉 한국의 승차자 안전은 상위권에 속한다.

한국의 교통상황은 다른 나라의 교통상황과 다른 패턴을 띠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규정이나 서비스, 상품만이 개방이나 통상협상의 대상이 되어야지, 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협상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여러 예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APEC 교통실무그룹은 이러한 개별 국가의 고민과 연구를 지속하여 공유하고 해법을 같이 찾아나갈 때 그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런 흥미있고 열정을 요구하는 협의체의 의장을 맡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


조성균_bigsharp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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