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2 10:46
대도시권 경쟁력 향상을 위한 광역교통망 개발과 공간구조 개편 (제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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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구조와 산업체계의 통합은 교통의 기본 기능

사람과 화물의 공간적, 사회적 이동을 가능케 하는 교통은 사회·경제적 기반시설, 도시와 지역공간을 형성하는 골격망, 사회간접자본이라고도 부른다. 이 중 도로는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으며 우리의 일상생활과 늘 함께하므로 가장 친숙한 동반자이다. 교통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철도역과 공항, 항만, 물류단지 사이에서, 최초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까지 문전수송은 도로의 몫이다. 분당, 일산 등 수도권 5개 신도시 개발시 전체 면적의 20.1%에 해당하는 많은 면적을 도로로 사용하고 있다. 수익을 고려한 신도시 개발사업에서도 주거와 상업·업무부지 면적의 절반을 도로공간(주차공간 제외)으로 운영해야 도시기능이 최소수준으로 작동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교통은 공간구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자가용 승용차의 보급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현대사회에 들어와 도로와 교통기술은 주거입지와 도시의 공간구조에 새로운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과거 도시교외화 현상은 자동차 전용도로, 자가용 승용차, 냉장고의 덕분이라 한다. 빠른 이동성을 제공하는 고규격 도로, 개별 자유통행이 가능한 자가용 승용차의 대중화, 식품점이나 시장을 대신하여 음식을 보관하는 냉장고 보급은 중산층 시민들이 도시교외의 보다 넓고 쾌적한 주택으로 이사하여 도시로 편히 출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렇듯 도로와 승용차, 급행전철 등 교통체계는 주거지와 직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준다. 새로운 통행체계는 출발지인 주거지의 입지변화뿐만 아니라 도착지인 직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주어 출퇴근 통행패턴은 물론, 교외지역 개발과 도심재생 등의 동인으로 작용하며 새로운 수요도 창출한다. 모도시를 중심으로 위성도시 혹은 자족기능을 갖춘 신도시, 업무단지와 연구개발 단지, 고급주택단지, 위락단지가 광역교통망에 의해 개발되고 새로운 광역경제권, 대도시권이 형성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주목할 점은, 공간구조의 개편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경제성장에서 필수적인 과정이며 교통부문은 선도적 역할을 하는 전략이자 대안이라는 점이다. 장래 어떤 도시를 만들어 갈 것인가? 사회·경제·문화 활동의 설계와 배치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교통수단과 시설을 조합하여 활성화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교통부문의 전략 역시 중요한데, 여기서 정책결정자의 인식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한다.


적극적인 확충이 필요한 대도시권 교통체계

요즘은 다수의 도시들로 형성되어 수천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권(메가시티리전, MCR(Mega City Region)이라는 용어가 새롭지 않다. 수도권 경제력은 세계 22위로 대만보다 높고 스위스 수준이라고 하니 이제 대도시권 전략은 글로벌 시각, 국가적 미래전략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교통·통신기술의 발달로 세계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대도시권에서의 교통 경쟁력 역시 중시된다. 국제공항에서 도심의 핵심업무지역까지 20분대로 주파하는 대심도 교통체계가 도입된 파리, 동경 등 선진 도시권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대 대도시권의 광역화 진척도를 비교해 볼 때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 주변도시와 중심도시 간 통근자 비율은 수도권도 선진국과 비교하여 아직 낮은 편이고, 광역교통시설과 네트워크 형성 수준도 미흡하며 정책결정자의 의지 역시 폭이 좁고 빈약하다. 아직 우리의 대도시권 전략은 국토균형발전이나 수도권 집중억제, 서울특별시에 대한 의식이 고착되어서인지 합리적인 대안 모색도 낮은 수준인 듯하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권으로의 국내외 인구와 기능의 집중은 더욱 증가할 것이므로 대도시권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새로운 공간구조 개편과 양질의 부지 공급이 필요하며, 이를 선도할 대도시권 광역교통체계 마련은 필수적이다. 우리 후대에게 보다 넓고 역동적인 무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향후 대도시권 교통의 개발방향

앞으로 대도시권 개발과 교통시설의 개발과정에서는 교통 측면은 물론 도시의 공간구조를 개편할 전략이라는 측면에서도 폭넓은 모색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대도시권의 교통시설 개발정책은 다음과 같은 관점이 고려되었으면 한다.

첫째, 향후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맞춰 고급 관리직과 전문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양질의 산업용지의 마련이 필요하다. 경제성장에 걸맞는 주민의 주거수준 향상에 필요한 양질의 주택용지도 원활히 공급되어야 한다. 이들 새로운 산업용지와 주택용지는 필히 ‘직주근접형 공간구조’가 되도록 교통체계를 먼저 결정한 후 개발지의 입지와 규모를 결정함이 바람직하다. 교통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주분리로 인한 불필요한 통행을 억제하고 주민과 도시,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는 훌륭한 교통체계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업무단지는 고소득 전문직이 선호하는 고급 주택단지와 함께 건설되어야 하며 중심도시를 연결하는 고규격의 광역고속도로와 급행전철이 필수적이므로 이용자에 대한 특성이 교통수준 설계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례는 이미 선진 대도시권의 발전과 교외화 과정에서 전문직의 업무시설과 주거지의 교외 이전을 유도했던 핵심 조건들이다(문동주 저, ‘전환기의 교통투자정책’, 1999).

둘째, 경제발전 목표달성을 뒷받침할 대도시권의 광역화에 대비하여 충분한 공간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도시 교외지역의 개발은 주택난 해결과 도시용지 공급, 경쟁력 기반마련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교외지역은 초기단계에는 대도시 지원형 주거중심의 도시로 개발하되 장기적으로는 자족도시로 상호 네트워킹하는 전략 하에 광역종합교통체계가 구상되어야 할 것이다. 일례로, 서울 시내의 대기업군을 교외지역의 기업형 도시로 이전하고 이를 고속전철 등 순환교통축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수도권 발전전략과 함께 서울의 과도한 밀도를 낮추고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며 보다 넓고 양질의 공간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구상해 볼 수 있다. 또한 과거 경험했던 신도시 및 신시가지의 개발이 갖는 부작용을 과대평가하여 대도시 주변부의 난개발을 방치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승용차의 대중화 추세를 합리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선진국 예를 보아도 승용차 대중화는 주택과 같이 소비와 복지측면, 경제발전 과정에서 당연한 귀결이며 자동차와 전자·전기산업과 같은 수출산업 육성에도 필요하다. 향후 무인 전기차 보급 시에는 공해 저감, 도로이용 효율향상, 공유를 통한 승용차의 대중교통 기능분담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므로, 자동차가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관점에서 사용을 억제시키고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도로투자까지도 등한시하려는 생각은 지양되어야 한다.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한 우리나라가 현재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광역고속도로와 주요교통축에서 초과수요를 담당할 급행전철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아울러, 심각한 주택가 주차시설 부족 문제는 도시재생 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시공간에서 교통계획은 기존의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과 지역공동체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며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 인문학적 접근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도로는 하드웨어이지만 도시의 수많은 접점을 연결하며 늘 새롭고 다양한 ‘길’을 제공하고 광장과 같은 지역과 공동체의 연결자 기능도 겸하므로 보다 섬세하고 종합적 접근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람에게 따듯함과 품격을 갖게 하는 가로와 도로는 훌륭한 연구주제이며, 지역과 공동체도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이끌 수 있으니 많는 분들이 도로에 애정을 갖고 충분한 보람과 자부심을 향유하길 응원한다. ▣


류재영_jyryu5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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