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9-20 09:29
도로투자예산의 변화와 적정도로규모 (제119호)
조회 : 195  
Cap 2017-09-20 09-15-29-041.png





들어가며

최근 전년도 대비 3.8% 감소한 39.8조원이 편성된 내용으로 201 8년 국토교통부 예산안이 발표되었다. 그중 국토교통 SOC는 전년도 대비 23% 감소한 14.7조원이 편성되었는데 특히 도로부문은 전년도 대비 26.3% 감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규사업 예산이 대부분 삭감되어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는 주거복지 및 도시재생예산을 포함한 새 정부의 정책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각 부처를 대상으로 예산 구조조정을 한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도로교통 SOC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평가는 지금까지는 해외사례와 도로관련 원단위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도로 원단위 지표가 해외 선진국에 비해 낮지 않다는 평가에 따른 결과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이견이 있는 상태이다.


우리나라의 적정도로규모는?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 적절한 도로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현재 이를 판단하기 위해 도로연장에 국토면적이나 국토계수, 인구 등을 감안한 원단위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각 지표마다 다른 평가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국토면적당 도로연장 지표로 계산할 경우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고속도로 건설 국가가 되었다가 국토계수당 도로연장 지표로 계산하면 OECD 국가 중 하위권 국가로 평가되는 형식이다.

정확한 도로규모는 면적으로 계산되어야 하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정확한 도로면적은 아직까지 집계된 적이 없다. 이는 세계 선진국도 마찬가지 사정으로 도로면적을 통해 정확한 도로규모를 산정하여 세계각국의 수준을 비교하는 것은 당장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각국 국민들의 통행특성에 따라 도로의 이용행태가 모두 상이한데, 자동차의 이용빈도와 이용목적에 따라 필요한 적정 도로규모는 달라지며, 각국의 교통 및 도로정책에 따라 다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내생적 경제모형을 사용하여 미래 교통 SOC의 적정투자비율을 산정하는 방식도 경제적 성장을 최대화 시키는 관점에서 적정규모를 산정하는 방식이어서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나 도로의 효율성, 교통사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도로투자규모에 대한 경제적 측면의 Macro 분석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교통 불편이나 지역적으로 발생하는 교통불편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도로 SOC 규모를 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도로이용자 통행특성의 변화

지역간 도로에 있어서는 예전에 비해 도로혼잡이 상당부분 완화되었고 국도의 선형개량이나 질적 향상 등으로 인해 주행여건이 개선된 것을 체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역접근성지수나 지역 간 평균 이동시간 등 여러 가지 지표변화에서도 도로사정이 전반적으로 예전에 비해 좋아졌다고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자동차의 평균 통행거리는 증가했으며 평일보다 주말통행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등 도로이용자의 통행특성이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도로이용자들의 불편사항이 바뀌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의 도로정체는 주로 평일 출퇴근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지역도 대도시권역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주말의 교통정체 현상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여가통행이 증가함에 따라 주말의 일일 교통량은 평일 교통량의 1.2배에 달하며, 교통정체의 지속시간도 평일보다 길다. 또한 평일에는 대도시권역을 중심으로 시 경계 부근에서 많은 정체가 발생하지만 주말에는 이보다 넓은 범위에서 도로정체가 발생하며 평일에는 텅 비어 있던 도로에서 주말에 도로정체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도시권역을 중심으로 한 도로정체의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는데 이는 주거위치가 대도시권 외곽으로 이동함에 따라 통근거리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자동차의 대-km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의 도로정체 문제는 단순히 도로의 신설이나 확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는 도로 SOC 확충 속도가 자동차의 증가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로확충만큼 중요한 도로의 운영관리

결국, 대도시의 도로문제는 도로의 확충과 더불어 도로운영과 교통수요관리방안, 대중교통정책 등이 병행되어야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도로운영방안으로 도로정체를 해소하고자 하는 노력은 최근 세계적인 추세로 영국의 SRN(Strategic Road Network)과 미국의 ICM(Integrated Corridor Management)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가지 사례가 다소 차이는 있지만 결국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주요 도로축을 중심으로 도로관리 및 운영방안을 수립하는 개념이다. 통행량이 집중되는 도로축에 대해서는 관리주체를 일원화하고 실시간 정보 교류 및 관제 시스템을 포함한 각종 도로인프라 시설을 첨단화하여 도로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도로교통 SOC의 감소추세는 우리나라 도로교통정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도로확충이나 유지관리도 선택과 집중 정책이 필요하며 통행량이 많은 도로를 중심으로 운영관리 예산이 투입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근 도로부문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Big data를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이 가능해졌으며 국도나 시도의 주요 도로축을 선정하여 운영관리를 중심으로 소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통행량이 집중되는 도로축이 선정된다면 도로축의 확장이나 우회도로 확충, TSM, TDM 등의 기법을 통해 소통문제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BRT, 경전철 등과 같은 대중교통 정책도 함께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평가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도로의 적정규모

도로는 지역, 시간에 따라 통행패턴이 달라지고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되며 주변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도로를 총괄적으로 적정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각 지역이나 국가의 통행특성에 따라 필요한 도로의 종류가 상이하며 이 도로도 시간, 지역, 통행목적에 따라 도로의 적정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평일에 텅 빈 지방의 도로가 주말에는 통과교통으로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고속도로 등 지역간 도로는 텅 비어 있어도 지역 내를 연결하는 지방도는 중앙분리대나 보차분리가 확보되지 않아 사고 치사율이 도시부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평가지표에 따라 도로 SOC의 추가투자가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이 달라질 수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결국 도로에서 발생하는 통행특성을 분석해서 도로종류별로, 지역별로, 시간대별로, 목적별로 적정한지, 부족한 부분은 어떤 점인지 종합적으로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도로확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과거에는 도로혼잡지표가 주로 사용되었다면, 이제는 혼잡지표 외에도 교통안전, 효율성 등 다양한 지표가 사용되어야 하며 교통정체의 지속시간이나 시기, 이용자의 특성이 도로 SOC의 확충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도로의 적정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평가지표는 무엇인지, 그리고 미래 도로 SOC의 투자방향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과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회에 도로 관련 연구기관들이 도로망을 이용하고 있는 차량들의 특성을 도로종류별, 지역별, 시간대별 등 세부항목으로 분류하여 분석하고, 도로 이용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과 해소방안, 필요한 도로의 적정규모를 진단할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유정복_yjb@koti.re.kr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 이용약관 | 서비스 해지 |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