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6-20 16:29
도로정책 3대 과제와 극복방안 (제1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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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정책, 전환기에 걸맞는 발상과 대응이 필요
 
도로는 국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핵심요소이다.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된 1970년부터 반세기 가까운 도로개발을 되돌아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변변한 국도마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에서 경제재건 뒷받침을 목표로 건설되기 시작한 도로가 이제는 일상생활의 편익을 느낄 정도로 발달되었다. 체계적인 도로개발을 위한 도로정책의 역할도 중요했다. 특히 남북 7개축, 동서 9개축의 전국간선도로망 계획수립은 체계적, 효율적인 도로망 구축에 큰 기여를 한 도로정책으로 평가된다. 현재 운영 중인 4,200km 이상의 고속도로와 설계완료 구간을 포함하면 가까운 장래에 계획목표인 6,500km 규모의 전국간선도로망은 효율적인 도로교통 처리뿐만 아니라 국토골격 형성에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
 
그러나 신규건설 중심의 과거 도로정책은 현재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속적인 도로네트워크 구축으로 도로투자의 한계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 어느 정도 도로망이 구축되었다는 사회적 인식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투자 방향과 내용의 전환을 담아내는 새로운 도로정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본 글에서는 도로정책이 직면한 문제점들을 3대 과제로 구성하고 각각에 대한 미래지향적 정책방향을 짚어본다.
 
 
관리주체 중심에서 도로기능 중심의 도로정책으로 전환
 
현재 도로법상 도로는 고속도로에서부터 구도(區道)까지 모두 7개로 구분하고 개별 도로등급별 계획 및 건설과 관리를 책임지는 주체가 지정되어 있다. 최상위 도로등급인 고속도로는 국토교통부장관이 한국도로공사에 업무위임을 하고, 일반국도는 국토교통부(장관)를 관리주체로 지정하고 있다. 도로계층별 개발·관리 주체를 지정하는 것이 도로의 양적 성장이 필요한 시기에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도로의 양적 성장은 제약을 받고 있다. 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향후 5년간 SOC 투자규모를 매년 6% 이상 감축할 예정으로 도로 투자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한정된 재원의 투자효율화에 집중하면서 완공 위주의 투자와 신규사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이다. 따라서 투자대비 효과가 큰 도로사업, 시설개량, 도시부 도로, 도로운영의 효율화 등에 초점을 맞춰서 도로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지난 몇 년간 도로부문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선택과 집중’을 위한 투자방식이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방식의 도로 사업이 여전히 효과적인가? 중앙정부가 대부분의 도로투자 재원을 갖고 고속도로와 국도사업에만 집중하는 반면 지방부 도로사업은 부진하여 투자대비 전체 도로네트워크 구축 효과는 지지부진한 것은 아닌가? 이 같은 질문에 필자는 현행 도로투자 방식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도로정책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즉 과거의 관리주체 중심에서 도로가 수행하는 기능과 역할 중심으로 도로를 구분하고 계획·건설·관리를 차별화하는 도로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이다. 전체 도로네트워크에서 중요한 간선기능을 담당하는 도로는 국토교통부가, 기능이 미약한 보조간선 이하의 도로는 지자체가 건설·관리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도로사업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도로망에서 개별 도로구간의 기능 발휘가 점차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관리주체 중심에서 전체적인 네트워크 측면에서의 통합적인 정책수립을 위한 기능중심 도로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로망의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마련이 시급하다. 교통량을 제외하고는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거리 교통량 처리가 많으면서 차로수 등 도로시설, 도로간 연결성 등이 양호한 도로구간을 국가간선전략도로망으로 선정하고 중앙정부가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 2014년부터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전략도로망(Strategic Road Network)을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영국의 방식과, 사업별 투자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주요성능지수(Key Performance Indicator, KPI)를 개발하여 롤링플랜으로 부문별 이행을 점검하고 있는 일본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도로 유지관리체계의 과학화, 합리화
 
개발연대의 집중적인 도로투자로 교량, 터널 등 도로시설물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5년 대비 2015년 교량개수는 35% 증가한 약 3만개, 터널은 138% 증가한 1,940여 개소에 달한다. 또한 20년 이상 노후교량 비율은 고속국도 17%, 일반국도 19%, 국가지원지방도 39%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도로시설의 10년 후 노후화율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시설 노후화에 따른 유지관리의 지속적인 증가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예산확보가 어려워 보수비 예산규모가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도로부문 총 유지보수 집행실적은 2006년 2.1조원에서 2015년 2.7조원으로 다소 증가하였으나 도로등급별 유지보수비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일반국도가 전체의 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고속도로는 13%, 지방도는 10%에 불과하다. 반면 단위연장(km)당 보수비는 고속국도(0.9억), 일반국도(0.8억), 지방도(0.1억) 수준으로 관리주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유지보수 소요예산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선제적 유지관리 차원에서 최적 유지보수 수행시기를 결정하고 집행하여 유지보수 소요예산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유지보수 예산 확보와 함께 유지보수의 과학화와 사업방식의 합리화가 시급하다. 유지보수의 과학화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PMS(Pavement Management System), BMS(Bridge Management System) 등에 자산의 노후화 감시 및 드론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크라우드소싱 기법 등의 신기술 개발과 접목이 필요하다. 사업방식의 합리화 측면에서는 광역유지보수체계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지방국토관리청 중심의 국도유지관리 업무를 확대 개편하여 국도 외에 지방부 도로를 포함하는 도 단위의 광역유지보수 업무방식을 도입하면 예산절감과 유지보수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향후 유지관리 업무에 BTL 방식의 민간투자를 허용하여 유지보수 업무에 민간의 창의와 효율성을 도입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자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생애주기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도로인프라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시켜야하기 때문이다.
 
 
도로사업의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협력체계 구축
 
전통적으로 도로인프라는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이러한 정책집행은 지자체의 자치역량 저하 및 지역주의가 편승되는 폐단을 초래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중앙정부는 전국 도로인프라 공급과 관련된 과제해결에 집중하고, 지자체는 자치역량을 강화하여 인프라 공급 및 운영을 활성화하는 적절한 역할 분담이 되어야 한다. 이 같은 각자의 역할분담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간 권한 재배분, 획기적 재정분권 방안 등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도로인프라 구축 운영에서 중앙과 지방간의 권한과 재정분권을 이루는 수단 중의 하나로 「지역개발 협약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식계약을 맺고 지역 및 도로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인프라시설의 공급, 운영과 지역개발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이다.
 
「지역개발 협약제도」를 통한 중앙과 지방간 협력체계 구축의 기대효과는 무엇보다도 중앙정부 주도의 개발과 도로개발계획 집행으로 인한 지자체의 수동적인 계획수립 태도에서 지자체 발전을 위해 지자체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지역발전 방안을 마련케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상호협약 체결을 통한 공동 사업추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협약시행방안에 대한 협의절차, 투자협약의 세부적인 추진방안과 관련한 협약유형, 협약기간 등에 대한 제도적, 법적 뒷받침을 받을 수 있는 기반마련이 필요하다.
 
도로인프라의 전환기적 사고와 접근방식에 대한 고민과 실천 노력이 있어야 미래 인프라 확충과 개선이 보다 효율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와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련자 모두의 인식 전환을 바탕으로 각고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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