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2-20 09:29
정부의 도로건설정책 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 (제110호)
조회 :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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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분야 예산 축소가 맞는가?
 
1960년대 경제개발의 촉매제가 된 고속도로 건설을 시작으로 경제성장을 위한 도로건설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추진되어 왔으나, 저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기획재정부에서는 국토계수당 도로스톡이 선진국의 86%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도로 등 SOC분야 예산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기조는 중장기 재정지출 계획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의 전체 재정규모는 연평균 3.5% 증가하고 있지만, 도로부문 예산은 연평균 6.8%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교통연구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도시부도로와 지역간도로의 교통혼잡비용은 2010년 대비 2015년 각각 17.8%, 15.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도로스톡을 감안해(선진국 수준 도달) 신규 도로건설을 억제하겠다는 정부정책과는 상반되게 교통혼잡비용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점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SOC분야 예산삭감 근거로 국가가 제시한 지표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중 국토면적당 도로연장 순위는 7위, 철도연장 순위는 6위이지만, 인구밀도 대비 총 도로와 철도 연장순위는 19위에 불과하고, 인구 대비 도로연장의 경우 19위, 인구 대비 철도연장은 15위에 해당되는 등 지표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지표에 대한 불합리성이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가 사정에 따라 적정 건설투자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데 OECD 평균수준이나 좋은 결과만 나타내는 지표만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근거와 논리가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정부는 꼭 필요한 신규도로 건설 등 SOC분야 투자를 계속할 것이며, 투자재원 부족분은 민간투자 활성화를 유도하여 투자여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민간투자사업이 정답일까?
 
민간투자사업은 전통적으로 정부가 건설·운영해 온 도로·항만·철도 등의 사회기반시설을 민간이 정부를 대신해서 건설·운영하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민자사업은 국채 발행 대신 민간자금을 활용하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국민생활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적기에 제공할 수 있으며, 공사비 및 운영비 절감 등에 대한 비용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고, 공사기간과 총사업비가 명확하게 지켜질 수 있는 점 등이 재정사업에 비해 장점으로 나타난다. 즉, 공공사업에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극대화고 부족한 정부재정을 보완하기 위해 1994년에 민간투자제도가 도입되었으며, 여러 차례 개정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2조에 의거 민자사업으로 추진가능한 시설이 규정되어 있으며, 사업시행방식은 대표적으로 수익형 민자사업(BTO, Build-Transfer-Operate)과 임대형 민자사업(BTL, Build-Transfer-Lease)이 있다. 도로사업의 경우 대부분 BTO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 12월 협약 기준으로 총 90개 사업 43.7조원(전체 BTO사업의 59.4% 차지)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민자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혈세 먹는 하마’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널리 퍼져 있다. 이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 제도에 기인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RG는 실제 운영수입이 실시협약의 추정운영수입에 미달할 경우 일정부분을 정부 또는 주무관청에서 보장해 주는 것으로, MRG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당초 예상수입의 부족분을 재정으로 채워주는 구조가 발생하면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3조 4,725억원이 정부재정으로 충당되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면서 MRG는 민간제안사업의 경우 2006년부터, 정부고시사업의 경우 2009년부터 전격 폐지되었다. 또한 MRG가 적용되어 운영 중인 사업의 경우에도 막대한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무관청에서 현재의 낮은 금리를 활용하여 차입금 금리를 낮추기 위한 자금재조달이나 사업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있다.
 
MRG제도 폐지에 따른 안정적인 이윤 축소와 지자체의 협약 미준수(자금재조달과 사업 재구조화 요구) 등으로 인해 민간기업의 신규 투자가 감소하면서 2007년 대비 2015년 신규 민자사업 건수는 87%, 투자규모는 56% 이상 축소되어 민간투자사업 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5년 4월 위축된 민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위험분담형(BTO-rs, BTO-risk sharing)‘과 ‘손익공유형(BTO-a, BTO-adjusted)’ 등 새로운 사업방식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BTO-rs는 주무관청과 사업자가 사업위험을 분담하여 사업수익률과 이용요금을 낮추는 방식이고, BTO-a는 정부가 최소사업 운영비만큼 위험을 분담하고 초과이익 발생 시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도입된 이래 정부와 지자체에서 제안된 민자사업은 불과 15건 정도이고, 그나마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하여 정상적으로 사업추진이 이루어진 경우는 신안산선 복선전철(BTO-rs)과 국가폐수종말처리시설 개량사업(BTO-a) 정도이다.
 
정부가 제안한 새로운 민자방식도 결국 충분한 민간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고 정부의 지나친 절차와 검증단계로 소요시간이 장기화되는 측면도 있어 시급한 대도시 교통분야 SOC사업 확충에는 그리 유용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또한 도로건설사업이 국고지원 민자사업으로 완공된다고 할지라도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비와 임대료 등은 고스란히 지자체가 전적으로 부담하여, 2011년 국고지원 민자사업으로 인해 지자체가 민간운영사업자에게 지급한 금액이 1조 1,226억원에 달하는 등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정부 지급액(5,509억원)의 2배 이상 규모로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이 정부가 져야 할 부담을 민간이나 지자체에 떠넘기는 허울뿐인 정책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정부의 도로교통 투자부문 근본적 시각변화 필요
 
국토면적당 도로공급수준은 서울시가 13.62km/km2로 가장 높고, 부산(4.29km/km2 )과 대전(3.85km/km2 )이 뒤따르고 있다. 반면, 울산의 경우 2.13km/km2으로 7대 광역시 중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어 교통혼잡비용 연평균 증가율(’05~’15)이 7.21%로 타 광역시보다 2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서울을 비롯한 타 광역시의 경우 국가 고도 경제성장시기에 특·광역시로 승격되어 도로건설이 순조롭게 이루어졌으나, 울산의 경우 1997년 7월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 정부의 재정정책 변화에 따라 타 대도시와 다르게 SOC분야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결과로 보여진다. 비단 울산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중소도시에서는 아직도 새로운 도로건설이 필요하므로 전국을 동일하게 교통투자 효율화라는 잣대로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지역 간 불균형이 더욱 악화될 소지가 많다고 본다. 따라서 지방의 도시경쟁력 확보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별적인 신규 도로투자는 계속되어야 하며, 이는 지역형평성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또한 최근 자연재해(9.12 경주지진, 태풍 차바 등)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대비하기 위한 대피도로 건설 등의 정부투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하지만 투자효율화 측면에서 도로건설 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사전예방적 측면의 대피도로 건설 등은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재난재해로 인한 범국민적 안전의식이 고취된 지금이 바로 정부의 도로교통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즉, 투자효율화 보다는 지역균형발전 및 국민생명보호를 위한 과감한 재정투자가 필요하고, 도로스톡의 적정성 관련 사회적 합의도 이끌어내야 하며, 재난재해 대비 도로건설을 위한 정량적인 지표개발도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경우에도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및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업을 검증하고 있는 등 정부에서 사업시행을 위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기존관행에서 벗어나 건설비뿐만 아니라 운영비에도 정부부담액을 높여 지자체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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