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4-20 16:01
지역균형발전 관점에서의 도로정책 방향 (제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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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및 시행 이후 1인당 국민소득이 91 달러에서 2015년 27,319 달러로 53년 만에 300배가 증가하였으니 가히 기적이라 일컬을 만하다. 그리고 그 성장과정을 들여다보면 산업정책, 수출지향적 자원배분정책 등의 경제정책이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지만, 그 기저에는 정부주도의 강력한 SOC 정책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많은 SOC 중에서도 교통관련 SOC 투자, 그 중에서도 도로에 대한 강력한 투자는 단기간 압축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이라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68년 경인고속도로, 1970년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은 수출물동량의 수송에 결정적 기여를 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였는데, 문제는 수출지향적 공업화 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초기 도로망 건설이 불균형성장의 이론적 틀 속에서 이루어져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켰다는 점이다. 아직도 물류이동 수단에서 도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도로가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도로는 본질적으로 사람과 물류가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환언하면 인적 및 물류 이동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교통망이 유리한 지역일수록 경제성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가 성장초기에 특정 지역으로의 SOC 투자집중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성장전략으로 지역간 불균형성장이 유발되고 결과적으로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발생했다면, 이제는 지역간 장벽을 넘어서 국민 행복과 소통의 보편적 추구라는 점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World Bank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민간투자에 대한 기회의 폭과 수익률을 확대시키는 성장과 발전의 핵심요소이다’라고 정의하면서 도로망 건설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을 해석하면 수도권으로의 경제적·인구사회적 집중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도로를 포함하는 SOC 투자의 지역간 균형배분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개선
 
대부분의 도로 등을 포함하는 SOC는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의 투자가 이루어지며, 규모가 큰 SOC 투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게 된다. 정부에서는 무분별한 SOC 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기 위하여 미리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요약하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하여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도로건설관련 예비타당성조사는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되며 사전 가중치 각각 40~50%, 25~35%, 20~30%의 범위에서 AHP 분석방법에 의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정하여 결정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업들이 경제적 타당성에 크게 의존하여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사업의 경우 대부분 경제적 효율성, 즉 B/C가 높은 사업이 우선적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B/C를 계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장래에 대한 교통수요예측인데, 이 경우 현재의 수요패턴과 주변의 산업단지 등 연관수요를 주로 반영하여 예측하기 때문에 이미 충분한 잠재적 수요를 가지고 있는 수도권 지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현재와 같은 예타 기준에서는 낙후지역의 대규모 SOC 투자는 거의 불가능하고 수도권 지역으로의 집중화가 가속화되어 지역간 불균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여 지역균형발전 지표에 낙후도 지수와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20~30%의 가중치를 두어 반영하고 있으나,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은 다지역산업연관표를 이용하기 때문에 동태적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낙후도 지수가 거의 유일하게 지역간 불균형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마저도 가중치가 낮아 낙후지역에 대한 도로건설사업은 불리한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지역간 균형발전이라는 좀 더 상위개념의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도로건설에서의 예타 기준에 지역낙후도 지수에 대한 가중치를 높이고 동시에 낙후도 지수 세부항목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지역낙후도를 보완할 수 있는 지표로 지방교부세의 보통교부세 배정규모를 이용하는 방법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분석지표를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활용하는 공간작용분석(RWA)을 시행하여 지역의 도시계획적인 효과로 접근성의 개선이나 도시구조의 변화 등을 평가하는 방안과 통행시간 신뢰도가치를 포함시키는 방안 등을 들 수 있다. 도로의 경우 통행시간 신뢰도가치는 수도권에 비하여 지방지역의 신뢰도가 높게 나타나며, 이는 수도권을 벗어난 이후에 우리가 느끼는 도로에 대한 신뢰성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지침에서 통행시간 신뢰도가치는 통행시간가치의 약 80%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도로정책 방향의 전환
 
지역균형발전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의무이자 보편적 가치이다. 1990년대까지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교통정책이 주류였다고 한다면, 그 결과 파생된 지역간 불균형발전의 심화로 인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특히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면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낙후지역 발전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가치관의 표현일 것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도로정책도 효율성과 형평성을 적어도 대등한 가치로 설정하여 정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자원을 낙후지역에 우선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경제적 타당성이 매우 높은 수도권 지역의 도로건설은 B/C가 높기 때문에 민자로 추진하고 공적 자원은 낙후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 투자함으로써 공간적 균형 및 지역간 소통의 확대를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속국도·국도·국지도 등과 같이 국가지원 도로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대부분 거쳐야 하지만, 지방도·시군도·읍면도 등은 해당 지자체의 자체 예산 및 포괄보조금 재원으로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재원의 부족으로 수도권 지역보다 열악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낙후지역에 대한 국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효율성 위주의 간선도로 공급중심의 정책에서 소외·취약계층을 배려하여 사회적 형평성을 증진하는 생활형 교통서비스를 중시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지역과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용이하게 연결해 줄 수 있는 도로망의 확보가 필요하며, 간선도로와 지역도로와의 연결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셋째, 도로의 개념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인적·물류의 이동에 있어 철도, 항공, 해운 등과 같은 교통수단에 비해 도로의 활용이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에서, 도로를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공간적 장벽을 극복하는 소통의 수단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시화가 진전되어 도시부문에 대한 SOC 투자가 확대되면서 도시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결과적으로 지방은 소멸위기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와 농촌의 공존이라는 오래된 과제를 방치할 수 없는 시점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서, 낙후지역으로 대표되는 농촌지역과의 소통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농촌지역에 대한 도로건설 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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