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2-20 10:14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도로정책 (제136호)
조회 : 521  
Cap 2019-02-19 18-54-47-318.png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의 도래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다. 만일, 제4차 산업혁명을 대량정보의 산출, 소통 및 융합과 지능화를 통하여 연결된 모든 것의 자율화라고 정의한다면 교통분야에서 이와 가장 관련된 것은 자율주행자동차라고 생각된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앞으로 작게는 사람 및 물자의 이동에 큰 변화를 초할 것이고, 크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구조, 생활 방식 등 우리의 삶을 전반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많은 기관들이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을 선점하기 위하여 경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BMW 등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신들의 산업 보호를 위해 보수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을 추진하고 있고, 크게 잃을 것이 없는 Google(Waymo) 등 후발주자들은 단숨에 기술 격차를 벌리려는 도전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어쨌든 자율주행자동차가 조만간 도로를 주행할 것이라고 모두들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 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 기준 레벨(level) 2+에 해당하는 기술들이 이미 프리미엄 자동차들부터 적용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것에 비하여 도로 등 인프라쪽 준비는 더딘 편이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너무 다양하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는 쪽과 도로를 건설 및 관리하고 있는 쪽도 자율주행자동차를 위해서 피지컬(physical), 디지털(digital), 로지컬(logical) 인프라1)를 어떻게 갖추어야 할지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정밀도로지도, Local Dynamic Map(LDM)과 같은 디지털 인프라의 준비 속도가 그나마 빠른 쪽이며, 자율주행자동차를 수용하기 위한 법규·제도, 윤리문제, 사회적 수용성 등 로지컬 인프라를 준비하기 위하여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로기하구조와 같은 피지컬 인프라의 준비 속도 및 내용이 가장 느린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피지컬 인프라 측면에서도 최근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자동차들이 도로를 주행하다보니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제어권 전환을 요구하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다. 


인프라의 준비 방향

그럼,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인프라에서는 무엇을 준비하여야할 것인가를 고민할 시기이다. 먼저 도로기하구조, 교통안전시설과 같은 피지컬 인프라에 대해서는 표준화, 디지털화 등이 필요하다. 도로표지와 교통안전표지의 경우 크기 및 형상의 표준화가 필요하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기술을 활용하여 센서가 인식하기 쉽고 또한 자율주행자동차의 위치에 대한 참조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도로의 기하구조는 자율주행자동차와 일반자동차가 혼재된 상황에서는 인간 운전자뿐만 아니라 규칙 기반(rule-based) 또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행하기 쉽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향후 기하구조 설계에서는 인간의 인지반응시간(예: 2.5초)이 아닌 자율주행 시스템의 새로운 인지반응시간(예: 0.5초~1.0초)에 따라서 정지시거도 달라지며, 화물차를 여러 대 묶어서 주행하는 화물차 군집주행 등을 고려하여 교량의 하중 설계 기준을 새롭게 점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검토되고 있는 WAVE, c-V2X, 5G 등 통신망 구축이 선행되어 자율협력주행(connected automated driving)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밀도로지도, LDM, 자율주행센터, 사이버 보완 등을 구축하여야 한다. 로지컬 인프라를 위해서는 사회적 수용성을 증대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능력 평가, 관련 법규 준비, 보험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특히 피지컬 인프라를 준비하기 위하여 도로에도 자율주행 레벨을 부여하고, 인프라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도로에도 자율주행 레벨을 부여하자

SAE 기준 레벨 2, 3 그리고 4 등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수준이 다양한 것처럼 도로에도 레벨을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자율주행자동차의 Operational Design Domain(ODD)처럼  도로에도 수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의 ODD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도로에 대한 레벨을 정의하기 위하여 고려할 요소는 전용 여부와 인프라 수준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자율주행 전용도로, 자율주행과 일반운전 혼용도로로 구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도로 레벨 1은 자율주행이 고려되지 않고 설계, 건설 및 운영되고 있는 현재 상태의 도로로서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자율주행을 위한 고려는 없는 도로가 될 것이다. 레벨 2는 ITS 및 C-ITS가 적용되어 자율주행에 필요한 V2X 통신 환경,  C-ITS 서비스, 정밀도로지도 등 제한적인 디지털 인프라가 제공되는 도로로 지정할 수 있을 것이다. 레벨 3은 레벨 2 수준의 인프라에 정밀도로지도를 포함한 LDM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충분한 디지털 인프라가 제공되는 도로로 하고, 레벨 4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을 위한 인프라 외에 기하구조 개선, 교통안전시설 보강, 측위 보정 시설 설치 등이 이루어져 있는 도로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율주행도로 레벨 5 레벨 4 수준 도로이면서 자율주행 전용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존 도로 내에 도로 및 인프라 수준을 고려하여 레벨을 정의하고, 자율주행 레벨별로 주행할 수 있는 도로시설을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인프라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자 

앞으로 인프라를 설치할 때는 유형(피지컬, 디지털, 로지컬)에 상관없이 매우 주의를 기울여서 설치하여야 한다. 특히, 피지컬 인프라는 내구성이 좋으며 표준화된 재료로 규칙에 맞게 설치하고 한번 설치하면 가능한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 노면표시를 가지고 예를 들면, 자율주행 시대에는 지금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노면표시를 새롭게 설치하면, 그에 따라서 정밀도로지도도 변경되어야 하고 변경된 정밀도로지도에 따라서 해당구간의 통행방법, 통행 우선순위 등이 결정되고, 이러한 사항이 LDM에 담겨서 해당 구간을 지나가는 차량 및 각종 모빌러티 서비스(mobility service)에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인프라의 설치,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유관 기관들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인프라 관련 업무마다 소요되는 기간과 담당 기관의 행위를 지정하고 시스템 상에서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진행되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결언

얼마 전까지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드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자율주행자동차를 위한 도로 및 인프라에는 관심이 덜 했었다. 하지만,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관심이 자율주행자동차가 주행할 도로에 집중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도로 및 인프라를 준비할 시기이다. 또한 자율주행자동차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은 구글과 같은 빅 플레이어(big player)가 있기 때문이다. 도로 및 인프라의 경우는 이러한 빅 플레이어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도로 및 인프라 쪽에서도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등을 중심으로 활동적인 플레이어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조바심을 내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한참 동안은 일반 자동차와 혼재되어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도로에 보면 2004년에 차량 번호판이 하얀 바탕으로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녹색 바탕의 차량 번호판이 많다. 그러니, 실수가 없도록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윤일수 _ ilsooyun@ajou.ac.kr




1) 피지컬 인프라란, 자율주행자동차의 주행안전성을 지원할 수 있는 도로 기하구조 개선, 도로표지 및 안전표지 정비, 노면표시 정비 등이 있을 수 있음. 디지털 인프라란 자율주행을 지원할 수 있는 V2X 통신, 정밀도로지도, 관제센터 등과 같이 ICT 기반으로 구축된 시설 및 시스템을 의미함. 그리고, 로지컬 인프라란 도로교통법과 간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주행과 관련된 법·제도, 우선순위, 사회적 수용성 등을 의미함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 이용약관 | 서비스 해지 |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