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6-20 15:22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미래 도로 (제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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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반드시 도래한다

누구나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정의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많은 미래학자가 4차 산업을 이야기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4차 산업을 단순히 3차 산업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 새로운 혁명적 가치가 탄생할 것이라는 희망적 시각 등이 공존하고 있어 그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핵심은 미래에는 너무 많은 변화와 변수가 존재하여 쉽게 상상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그러나 상상하기 어렵다고 새로운 세상이 오지 않는다는 주장도 옳은 것은 아니다. 1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럽은 증기기관차에 열광했지만 그 이후 등장한 소형 엔진의 자동차를 말보다 느리고 자주 고장나는 못된 당나귀로 비유했다. 이들은 자동차의 혁명적 발전을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그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미래를 상상하지 못한 하나의 사례일 것이다.

어떤 학자는 “4차 산업혁명은 제조회사가 ICT 회사로 변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정의했다. 4차 산업을 모두 담을 수 있는 표현은 아니지만 명확한 개념 전달은 가능하다. 4차 산업의 핵심키워드인 초지능·초연결을 쉽게 풀어 보면 생각하는 사물과 사람이 실시간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강력한 연결은 새로운 차원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발생시키며, 고부가 가치의 사회적 활동을 창조하게 하는 원동력이 됨을 알아야 한다.

초지능·초연결의 ICT 체계는 3차 산업혁명 시대와는 차원이 다른 사회적 충격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인 사건들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21세기 이후 정보는 부와 권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되어 왔다. 초지능·초연결 시대는 정보의 독점을 방지하고 다양한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도로는 새로운 경쟁력을 준비해야 한다

도로는 이동수단의 하나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동차라는 교통수단의 이동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그동안 도로는 인간의 도보에서부터 시작하여 자동차의 발전에 따라 이를 지원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되어 왔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똑똑한 또 하나의 차종이 생겼다는 작은 생각은 도로에게 주어진 기회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이 문제를 도로의 생존이라는 절실한 관점으로 살펴봐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기계이며, 향후 인간의 결정에 의한 이동행위가 기계의 결정행위로 넘어가게 됨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자동차사가 2020년 초반에 완전한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호언하고 있지만, 도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돌발 이벤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 없는 자동차 시대는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자율자동차의 등장에 따라 우리는 전통적인 도로의 가치를 고도화 하는 것, 즉 자율자동차와 ICT를 활용하여 무사고·무정체라는 완벽한 이동을 실현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도로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를 단순히 운전의 해방을 위한 도구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자율자동차는 이동하는 집, 이동하는 사무실, 이동하는 상점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도로는 이동을 위한 공간만이 아닌 이동하는 자동차와 교감하는 사회적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율자동차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교통체계의 대폭적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미래에는 이동자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최적의 이용가능한 교통수단의 조합을 제공받게 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와 같은 이동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다. 이것은 곧 무한경쟁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한 접근수단으로 역할이 축소된다면 고속도로와 같은 장거리 이동시설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즉 자동차의 경쟁력이 도로의 경쟁력과 다르지 않음을 인지해야 한다.


같이 만들어가는 미래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3차 산업혁명 시대는 대량 생산과 마켓팅 능력으로 무장한 기업이 사회를 주도하는 시대이다. 여기서 이들이 소비자가 왕이라고 외치는 것은 이윤극대화를 위한 마켓팅 전략의 하나일 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완전 오픈된 정보화 사회가 구현된다. 소비자는 상상할 수 없는 고품질의 정보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받게 된다. 즉 이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무한경쟁이 시작되고, 기업들은 맞춤형 소량 생산이라는 기존과는 다른 생산패턴을 구축해 새로운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진정으로 소비자가 왕인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관련 서비스를 살펴 보자. 우리는 자동차 구매를 위해 대리점을 가고, 타이어 교체를 위해 카센터에 가고, 보험처리를 위해 보험사에 연락한다. 만약 ICT에 의해 이러한 서비스들이 연결되어 제공된다면 소비자는 앞으로 하나의 회사와만 접촉하면 될 것이다. 즉 연결된 종합 서비스를 가장 상위에서 리드하는 기업이 소비자와 직접 연결될 것이고, 그 기업은 다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결국 이러한 기업들이 4차 산업시대를 선도할 것이다. 구글이 자율자동차를 만드는 것도, 삼성전자가 전장기술을 가진 하만을 인수하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들은 자율자동차를 차로 보는 것이 아닌,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합 ICT 플랫폼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시대는 하나의 기업이 단독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IoT 정보체계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융복합 서비스를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만들고, 소비자가 지불하는 대가를 공동으로 나누는 기업간 거래(B2B :
business to business)의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먼저 만들어 가고 먼저 결합을 주도하는 기업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다.

이제 도로에 대해 얘기해 보자. 도로는 융복합 서비스가 창출되도록 지원하는 역할과 주도적으로 참여가능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역할 등 두 가지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래 산업분류체계는 3단계가 아닌 비ICT 산업과 ICT 산업으로 이원화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초연결 정보환경에 포함되는 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으로 재편될 것이다. 도로라는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우리는 도로가 어느 분류체계로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동과 관련된 영역 외에도 도로의 참여가 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면 적극적인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미래를 준비하자

앞에서 4차 산업혁명, 자율주행차의 의미와 협력 필요성, 초연결 시대에 있어 기업간 융복합 서비스의 등장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이제 도로분야의 향후 전략적 추진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도로가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융복합 미래 사업영역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며, 이는 도로분야의 존립과 직결된다. 둘째, 도로를 움직이는 집과 사무실, 상점이 존재하는 사회적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하며, 이동만을 위한 시설이 아닌 이동의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재창출해야 한다. 셋째, MaaS와 같은 무한경쟁의 연결수송체계에서 도로가 포함된 융합형 이동서비스에 대한 사업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하며, 유관 기업과의 적극적인 공동 투자를 추진해야 한다. 넷째, 도로라는 공공재로서의 기본 임무를 늘 인지해야 하며, 융복합 사업에 적극 참여하되 금전적 이익보다는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해야 한다. 다섯째, 자동화 시대인 4차 산업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소 업무의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섯째, 타 분야와의 융합에 있어 보수적인 태도보다는 보다 유연한 자세를 확보해야 하며, 내 것을 먼저 내놓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도로의 역할 변화와 대응 방향,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해 보았다. 당장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 길은 먼저 찾으려고 노력하는 자에게만 열려 있고, 나머지는 그 길을 따라가야만 할 것이다. 우리는 먼저 길을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ICT 기업과 공동으로 고부가 가치의 융복합 서비스를 창출하고, 이동만의 공간이 아닌 즐기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으로 도로를 변화시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


이기영_kylee@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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