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3-20 10:58
도시재생은 도로재생의 기회이고, 도로재생은 도시재생의 시작 (제125호)
조회 :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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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은 향후 100년간 사용할 도로재생의 절호의 기회

1903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자동차로 인해 그동안 사람과 우마차들이 다니던 ‘길’은 차가 다니는 ‘도로’로 기능을 달리해야 했고, 그에 따라 1910년대 초에는 ‘신작로’라는 근대적 도로가 건설되었다. 이후 일제시대 용도지역제 등을 통해 조성된 계획도시는 1960년부터 경제개발계획과 함께 근대적인 도시로 발전하였으나, 대부분 구도시의 기본적인 골격과 도로구조는 여전히 일제시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 도시재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역의 이런 길과 도로를 우리는 조금씩 고쳐가면서 100여년을 사용해 왔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구도시지역의 좁은 길은 사람이 다니던 길인데 여기까지 차가 들어오면서 주차문제, 소방차 등 긴급차량 통행문제, 보행자 안전문제 등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고 도시발전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반면 신도시지역이나 상업지역의 넓은 도로들은 자동차중심의 도로가 되어 보행자들이 발붙일 곳이 없는 삭막한 공간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것들을 고치려고 한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어느 정도 예산이 소요될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분명 자동차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막힌 곳은 뚫고, 사람들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할 ‘길’도 찾아주어야 하는 도로재생은 도시재생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며, 따라서 도시재생은 반드시 도로재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다시 살려놓을 길과 도로는 후손들이 100년 이상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제대로 바꿔놓아야 하며, 이번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국적인 도시재생사업은 이를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


도시재생에서 도로재생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패럼다임의 전환 필요

그간 정부나 많은 지자체는 기존 시가지에서 안전한 사람중심의 도로를 만들기 위해 ‘녹색주차마을사업’, ‘안전한골목길조성사업’, ‘이면도로일방통행사업’, ‘어린이보호구역사업’, ‘보행우선구역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하여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는 도로공간의 개선이 쉽지 않았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도시재생뉴딜사업 역시 다양한 도로공간의 활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이나 소방도로 확보 등의 가장 소극적인 사업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도로분야의 사업아이템이 부족하다고 한다. 도로재생 아이템 발굴이 어려운 가장 큰 기본적인 문제는 도로 신설, 확폭 등을 전제로 하는 H/W적인 접근에 있다. 기존 시가지에서는 도로 10cm 넓히는 것도 쉽지 않다. 우선 기존 도로를 어떻게 잘 사용할 것인지 발상의 전환과 관련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유럽의 도시들은 이미 1970~1980초부터 도시부도로를 “사람중심의 도로”로 재생하는 정책을 시작하였으며, 도시개발 뿐 아니라 도시재생 과정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토지이용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도로구성 및 역할을 제시함으로써 도로이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지침화하여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독일은 도시부 생활도로의 단면을 “도로바깥쪽에서부터 배분”, “3:4:3 배분” 등 기존의 차로 확보 후 남은 폭에 보행로 배분방식에서 벗어나 보행로 등 교통약자를 위한 폭원을 우선 배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특히 도시부도로 설계 지침은 도로 주변 토지이용을 12가지로 세분화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이용수요를 고려하여 단면을 배분하고 있으며, 크게 4단계 의사결정과정을 거치면서 현장 상황에 적합한 단면구성을 할 수 있도록 제시한다. 우선 도로이용수요, 즉 보행자(평행, 횡단), 자전거, 정주, 배달, 조업주차 등을 고려하고, 두 번째는 대중교통(노선버스, 전철 등) 유무를 판단하고, 세 번째는 교통량을 파악하고, 네 번째는 현재 도로폭원을 고려하여 최종적인 도로단면 구성을 선정하도록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재생에서 도로는 다양한 이용자가 함께하는 공유공간으로 변화 필요

도로재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도시재생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도시가 다시 활력을 되찾고 주민들이나 이용자들은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제1의 목표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첫 번째는 가구(블록)의 조정을 통한 도로기능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즉, 다시 ‘길’로 돌아갈 도로와 차가 다닐 ‘도로’를 구분하면 잘게 쪼개진 가구(블록)가 조금 커질 수 있고, 이를 통해 보행자전용공간과 소방차 등 비상차량동선을 확보할 수 있으며, 차들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만들어 진다. 기존 시가지의 가구(블록) 크기는 어차피 차량이 이동하기에는 너무 작아 이들에 대한 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도로공간이 다양한 도로이용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으로 재생되어야 한다. 즉, 도로는 더 이상 차량만의 공간이 아니며, 보행자, 자전거, 주차, 대중교통 등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와 요구들이 공존하는 공유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교통공간으로서 뿐 아니라, 정보·문화공간, 커뮤티니공간 등으로 다양한 컨텐츠들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앞서 독일의 사례에서 언급한 “바깥으로부터의 도로단면구성” 원칙은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도로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시간별·계절별, 공간별·구간별 이용자중심의 다양한 운영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에서 도로 신설 또는 확폭은 예산이나 재산권 침해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도로 운영·관리를 통한 서비스 제공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시간대별 혹은 구간별로 버스전용차로, 노상주차장운영, 거주자우선주차, 시간대별 차량진출입 허용 등 일부 적용하고 있으나, 도시재생지역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광범위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일부는 보완을 통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 거주자우선주차제는 현재 면지정형식에서 블록지정형식으로 전환하면서 시간대별 방문객 주차 허용구역도 제공하고, 이면도로 주차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하여 절대 주차금지 지점과 구간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업지역 조업주차 허용도 구역별·시간대별로 지정하고, 주간에는 광장으로 야간에는 주차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이미 선진국의 교통관리방안으로 자리잡은 자율을 동반한 유연한 도로활용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자율에는 위반시 강력한 단속이 함께 이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운영을 위해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용자들의 정확한 행태분석이 수반되어야 한다.

네 번째는 일관성과 유연성을 갖는 도로재생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기존 도시를 재생하는 과정에 적용할 도로가이드라인은 지금까지의 가이드라인과는 달라야 한다. 유형을 설정하고 결과나 사례중심(현 도시재생탬플릿)의 가이드라인은 도시재생 및 도로재생에는 적합하지 않다. 기존 도시재생 지역은 너무 다양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어 유형을 구분하거나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결과중심보다는 현장을 반영한 과정중심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독일의 사례에서 4단계 설계 및 의사결정과정에서 반드시 준수해야 할 사항과 최소기준을 제공하는 반면, 현장 특성을 반영한 도로공간 조성이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도로공간을 어떻게 재배분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실무책임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부서간 협력과 주민참여 등 효율적 추진체계 조성이 필요하다. 우선 중앙정부에서 지자체까지 도시재생 추진과정에서 부서간, 특히 도시와 도로관련 부서의 효율적 협력체계는 예산확보와 효율적 도로운영을 위해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 예정된 막대한 재원에도 불구하고, 도로재생을 위해서는 부족한 측면이 있어 이들 부서간 예산의 통합·조정, 사업시기 조정 등을 통해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건수 중심의 예산집행이 아니라 어렵고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도시재생과 도로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끝으로 도로재생에 필수적인 배려와 공유를 위해 사업구상단계에서부터 토지소유주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하며, 여기에서는 이들의 희생보다는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마련해 나가야한다. ▣


김경석_gskim23@kong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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